통합당 '세월호 막말' 차명진 제명않고 탈당권유…車 "총선완주"

윤리위, '세월호 텐트' 거론에 "해당행위 인정되나, '짐승' 공격에 대한 방어"
차명진 "윤리위 현명한 결정에 감사" 완주 의지…통합당 후보로 선거 치르게 돼
김종인 "한심한 결정…그 사람 우리당 후보로 인정 안한다"
미래통합당은 10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탈당권유'를 의결했다.차 후보에 대해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요구했던 '제명'보다 한단계 낮은 처분이다.

당규에 따르면 탈당권유를 받은 당원이 10일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명된다.

윤리위는 보도자료에서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윤리위가 거론한 '사례'는 차 후보가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토론회에서 차 후보의 발언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는 한 역사학자의 평가를 인용하며 "사람들이 진보·보수로 나뉘는 줄 알았는데, 세월호 참사를 겪고 보니 사람과 짐승으로 나뉘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을 '짐승'에 비유한 표현이었고, 이 같은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세월호 텐트' 사건 기사를 인용했다는 차 후보의 소명이 일부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차 후보는 윤리위 출석에 앞서 소명을 위해 마련해 온 입장문에서 "김 후보는 세월호 사건을 신성시하는 편은 사람, 그렇지 않은 편은 짐승이라 칭했다.

누가 진짜 짐승인가를 알려야 할 필요를 절감했다"며 "'세월호 우상화'를 이용해 권력을 누리는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유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세월호 텐트' 사건을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선 "너무 적나라한 표현을 피하기 위해 영어사전에 나오는 단어로 순화한 것"이라며 "인터넷 언론에 2018년 5월 등재됐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워지지 않은 기사 내용"이라고 말했다.차 후보는 윤리위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기자들 앞에서 공언했다.

따라서 윤리위 의결대로 10일 안에 탈당하거나, 이에 따르지 않은 채 제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15 총선이 닷새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 후보는 통합당 후보로서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차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리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통합당 후보로 선거 완주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선거운동 시작했다"고 적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 소식을 듣고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며 "시간도 임박한 만큼 더이상 이걸로 얘기하기 싫다"고 말했다고 선대위 핵심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전했다.

김 위원장은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그 사람(차명진)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역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에 앞서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만장일치로 제명된 김대호(서울 관악갑) 전 후보가 낸 재심청구를 기각했다.

윤리위는 "원 의결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등록 자체가 무효가 돼 통합당 후보가 되지 않는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만큼 김 후보의 이름은 투표용지에 남게 된다.

후보 자격을 상실한 만큼 김 후보를 찍더라도 이 표는 무효 처리된다.선관위는 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사표가 된다'는 점을 안내할 예정이지만, 유권자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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