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유통업계…자산 팔아 유동성 확보 나섰다

▽이마트, 서울 마곡지구 부지 처분해 8000억 확보
▽현대백화점그룹, 현대HCN 케이블TV 매각 추진
▽아모레퍼시픽그룹, 성암빌딩 매각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에서 잇따라 부동산과 계열사 지분 매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조성할 예정이던 서울 마곡동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 CP4구역 부지를 8158억원에 매각했다. 재무건전성 개선과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조치다. 해당 부지는 이마트가 2013년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를 2400여억원에 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사들인 곳이다. 당초 스타필드를 조성하려 했지만 청라 지역 스타필드 개발 등으로 상권이 겹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매각으로 수순을 틀었다. 이마트는 점포 건물을 재임차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의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강도 자구안으로 부동산 등 고정 자산 매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CJ푸드빌은 임직원 무급휴직, 임원 및 조직장의 월급 일부 자진 반납 등을 실시하며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모든 투자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보광그룹과 사돈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울 논현동 소재 유휴자산인 성암빌딩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당초 이달 말까지는 매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양건설이 매입 계획을 철회해 매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계열사 매각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기존 현대HCN이 보유한 현금에 추가 케이블TV 사업 매각 대금까지 활용해 향후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도 지난달 부라보콘, 누가바 등 히트제품을 보유한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빙그레에 매각했다. 해태제과는 해태아이스크림 매각 자금을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사용하기로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점차 어려워지는 분위기인 만큼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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