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 "AI 활용해 맞춤형 당뇨관리 구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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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선정 '아시아 젊은 리더'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당뇨는 외롭고 긴 싸움이에요. 매일 혈당을 체크해야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죠. 저 같은 당뇨 환자들이 아픔을 공유하면서 함께 병을 극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중2 때 당뇨 진단…자퇴·3수 '방황'
투병 경험 녹여 '당뇨관리앱' 개발
보험 등과 협업…전용 빵집 열어
"당뇨인 커뮤니티 더 활성화해야"
당뇨 관리 앱 ‘닥터다이어리’를 개발해 이달 초 포브스 선정 ‘2020년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에 오른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30·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송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당뇨병을 앓았다. 사춘기 시절 예고 없이 들이닥친 당뇨에 방황도 많이 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혈당을 체크하기 위해 매일 손끝에 바늘을 찌르는 행위 자체가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다”며 “부모님께 ‘왜 나를 낳았냐’며 상처를 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자퇴와 3수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입학한 대학에서 송 대표는 우연히 창업 수업을 들었다. 이 수업에서 송 대표는 당뇨 환자로서 본인이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앱을 개발했다. 당뇨 환자들이 매일 측정하는 혈당을 기록하고 맞춤형 생활습관을 제시하는 앱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뇨 환자의 앱 설치가 꾸준히 증가했고 교내외 각종 창업 경진대회에서 트로피 30여 개를 휩쓸었다.닥터다이어리 앱에서 송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능은 환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송 대표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당뇨 환자끼리 서로의 아픔과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꼭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혈당 측정과 경험 공유를 넘어 닥터다이어리는 실질적인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송 대표는 “앱에서 제휴를 맺은 의료기기를 직접 판매하는 것은 물론 보험사 및 제약사, 의료업체와의 협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완벽한 1인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닥터다이어리는 지난해 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날 인터뷰는 닥터다이어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빵집 ‘무가당’에서 진행했다. 무가당은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당뇨 환자를 위해 설탕과 밀가루를 넣지 않고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송 대표는 “좋아하던 카스텔라를 한순간에 끊어야 했던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며 지난해 당뇨 환자용 빵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즐겁게 빵을 먹고 감사 인사를 전해주는 환자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