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금융, 푸르덴셜생명 품에 안는다…2.3조원 가량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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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10일(06:4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국내 중위권 알짜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았다. 2018년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빼앗겼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도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이날 KB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인수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KB금융과 미국 푸르덴셜생명은 최종 세부사항을 조율한 뒤 이날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2조3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KB금융은 경쟁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누르고 푸르덴셜생명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에게 '1등 금융그룹'이라는 왕좌를 탈환하고,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생명보험 부문을 확충한다는 의미가 있다. KB생명은 자산규모 9조8019억원 수준으로 다소 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자산규모 21조원, 순자산(자본) 규모 2조9135억원(작년 말 기준)의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단숨에 10위권 내로 뛰어오를 수 있다. 아울러 KB금융그룹은 '리딩 금융사'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게 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신한금융에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빼앗겼다.
작년 말 푸르덴셜생명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보험업계는 크게 들썩였다.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생명보험을 강화해야 하는 KB금융은 물론, 높은 배당성향 등을 기대하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대거 달려들었다. 현대라이프를 갖고 있는 대만계 푸본그룹도 예비입찰 단계까지 참여했다. KDB생명 등 경쟁 매물에 비해 우량한 보험계약이 많고 재무적으로 튼튼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보험사 건전성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작년 9월말 기준 515%로 업계 최상위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초저금리 상태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는 등 악재도 많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으나 최종적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 안팎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각주관사가 끝까지 관심을 보인 3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6일 추가 가격제안을 받으면서(프로그레시브 딜) 최종 가격이 지난달 19일 본입찰 때보다 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생명보험 부분을 본격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KB생명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자산이 10조 10453억원으로 국내 24개 생보사 중 17위에 머물렀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 20조1천938억원으로 업계 11위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자산 총액은 30조원을 웃돌고 순위도 9위로 뛰어오른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동양생명, 오렌지라이프 등과 경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 탈환도 노릴 수 있다. KB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신한금융(3조4035억원)보다 917억원 낮았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 순이익은 이보다 많은 1464억원이었다. 단순 계산시 두 그룹 간 순이익 격차를 메우고도 남는 규모다. 다만 신한금융 역시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약 979억원(잠정치)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이 올 한해 리딩금융 경쟁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 입장에서는 두 번째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실적이나 내부 평판도 좋은 편이었던 데다 타 금융그룹과 달리 금융감독 당국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아 재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판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푸르덴셜생명 인수까지 성공시키면서 3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어두운 보험 업황을 극복하고 실적을 내야하는 점은 부담이다.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기조 상황에서 과거에 판 고금리 상품에 대한 이자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 ‘역마진’ 우려에 빠져 있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이한 자본 확충 과제도 안고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시점의 수익성 및 효율성을 향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면서도 “시너지 창출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전략에 달려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기존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에게도 더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리딩금융의 역할을 견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정소람 기자 selee@hankyung.com
KB금융지주가 국내 중위권 알짜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았다. 2018년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빼앗겼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도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이날 KB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인수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KB금융과 미국 푸르덴셜생명은 최종 세부사항을 조율한 뒤 이날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2조3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KB금융은 경쟁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누르고 푸르덴셜생명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에게 '1등 금융그룹'이라는 왕좌를 탈환하고,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생명보험 부문을 확충한다는 의미가 있다. KB생명은 자산규모 9조8019억원 수준으로 다소 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자산규모 21조원, 순자산(자본) 규모 2조9135억원(작년 말 기준)의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단숨에 10위권 내로 뛰어오를 수 있다. 아울러 KB금융그룹은 '리딩 금융사'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게 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신한금융에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빼앗겼다.
작년 말 푸르덴셜생명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보험업계는 크게 들썩였다.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생명보험을 강화해야 하는 KB금융은 물론, 높은 배당성향 등을 기대하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대거 달려들었다. 현대라이프를 갖고 있는 대만계 푸본그룹도 예비입찰 단계까지 참여했다. KDB생명 등 경쟁 매물에 비해 우량한 보험계약이 많고 재무적으로 튼튼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보험사 건전성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작년 9월말 기준 515%로 업계 최상위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초저금리 상태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는 등 악재도 많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으나 최종적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 안팎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각주관사가 끝까지 관심을 보인 3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6일 추가 가격제안을 받으면서(프로그레시브 딜) 최종 가격이 지난달 19일 본입찰 때보다 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생명보험 부분을 본격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KB생명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자산이 10조 10453억원으로 국내 24개 생보사 중 17위에 머물렀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 20조1천938억원으로 업계 11위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자산 총액은 30조원을 웃돌고 순위도 9위로 뛰어오른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동양생명, 오렌지라이프 등과 경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 탈환도 노릴 수 있다. KB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신한금융(3조4035억원)보다 917억원 낮았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 순이익은 이보다 많은 1464억원이었다. 단순 계산시 두 그룹 간 순이익 격차를 메우고도 남는 규모다. 다만 신한금융 역시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약 979억원(잠정치)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이 올 한해 리딩금융 경쟁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 입장에서는 두 번째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실적이나 내부 평판도 좋은 편이었던 데다 타 금융그룹과 달리 금융감독 당국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아 재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판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푸르덴셜생명 인수까지 성공시키면서 3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어두운 보험 업황을 극복하고 실적을 내야하는 점은 부담이다.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기조 상황에서 과거에 판 고금리 상품에 대한 이자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 ‘역마진’ 우려에 빠져 있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이한 자본 확충 과제도 안고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시점의 수익성 및 효율성을 향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면서도 “시너지 창출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전략에 달려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기존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에게도 더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리딩금융의 역할을 견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정소람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