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꼭 해야죠"…코로나19 무색하게 한 투표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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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투표소마다 긴 줄 생겼다 사라지기 반복
생활치료센터 확진·의료진도 한 표…비례대표 투표용지 불만 지속
21대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11일 전국 3천508개 투표소마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린 일부 투표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격을 두고 대기하면서 긴 줄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번거로운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했으나, 대다수 유권자는 불편한 기색 없이 투표 사무원의 안내를 차분히 따랐다.헌정사상 가장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이날도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의 불만 대상이 됐다.
◇ 코로나19 안전수칙 지키며 줄 잇는 투표 행렬
평일인 첫날보다 여유 있는 주말을 맞아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적잖은 유권자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본투표에 사람이 많이 몰릴 수 있으니 분산 효과를 위해 사전투표를 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서울 마포구에 사는 A(34)씨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비교적 적은 사전투표에 참여하러 왔다"며 "이른 아침부터 움직인 덕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생후 8개월 된 딸과 함께 인천시 구월1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B(33·여)씨는 "본투표 당일에는 대기 줄이 길 것 같아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미리 투표했다"며 "아기를 돌봐줄 사람도 없어 남편과 함께 오늘 번갈아 가며 투표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투표소는 입구에서부터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과 발열 체크, 손 소독 및 비닐장갑 착용, 신분증 확인 등의 필수 절차를 거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돼 투표 행렬이 꾸준히 유지됐다.행렬이 이어지다 보니 1m 이상 거리두기가 일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으나 투표 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이내 자리를 잡아갔다.
일부 투표소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몰려 투표 사무원과 유권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광주 서구문화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의 한 사무원은 "코로나19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유권자들이 대거 찾아와 체온계 건전지를 하루에 여러 번 바꿔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창원 의창구에 사는 C(36)씨는 "사전투표소 인근에 볼일이 있어 온 김에서 투표를 마쳤다"며 "코로나19에도 사전투표 열기가 뜨겁다고 뉴스를 통해 들었는데, 직접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투표율(누적 기준)은 23.46%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전국 단위 선거의 동시간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투표 마감까지 지금 추세를 유지하면 사전투표율은 종전 최고 기록인 2017년 대선의 26.06%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생활치료센터 확진자·의료진도 '소중한 한 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퇴원을 앞둔 경증환자 60여 명이 수용돼 치료받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소재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생활치료센터는 건물 5층 야외 광장에 사전투표소가 설치했다.
이곳으로 파견 간 선관위 관계자 3명은 환자와의 접촉이 불가피해 고글이 포함된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업무에 임했다.
환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일하는 2명의 투표 사무원과 3명의 참관인도 페이스 쉴드(감염 방지용 안면 보호대)와 마스크, 글러브 등 레벨 D 방호복에 준하는 장구를 착용했다.
투표에 참여한 환자 D씨는 "처음에는 투표를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투표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 현대차 경주연수원에도 특별 사전투표소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경증 확진자 109명, 의료진과 행정지원 인력 8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또 다른 생활치료센터인 안동 경북소방학교와 경산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에서도 오후 1시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 "어떻게 접어", "헷갈려" 토로
길이 48㎝에 달하는 헌정사상 가장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 때문에 벌어지는 작은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기표하려던 한 유권자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투표용지가 다 접히지 않아서 봉투 밖으로 튀어나왔는데 무효표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유권자는 선거사무원이 상관없다고 대답하자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 환하게 웃었다.
딸과 함께 의정부 자금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E(50)씨도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 어떻게 접어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의 유권자 F(27)씨는 "길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정당 이름이 생소하고 비슷해 헷갈렸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고령 유권자의 경우 선거사무원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유권자 G(66)씨는 "다들 나라를 살려보겠다고 나온 것이니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명부가 너무 길어서 어렵긴 했다"고 말했다.
한 70대 유권자는 "정당 이름이 많은 데다 글씨도 작아 도장 찍을 칸을 찾는 데 애먹었다"며 "기표소에 비치된 돋보기가 자처럼 생기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더 크고 둥근 모양이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강영훈 김다혜 박주영 박지호 박철홍 배연호 손현규 우영식 장영은 전창해 차근호 최종호 한무선)
/연합뉴스
생활치료센터 확진·의료진도 한 표…비례대표 투표용지 불만 지속
21대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11일 전국 3천508개 투표소마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린 일부 투표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격을 두고 대기하면서 긴 줄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번거로운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했으나, 대다수 유권자는 불편한 기색 없이 투표 사무원의 안내를 차분히 따랐다.헌정사상 가장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이날도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의 불만 대상이 됐다.
◇ 코로나19 안전수칙 지키며 줄 잇는 투표 행렬
평일인 첫날보다 여유 있는 주말을 맞아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적잖은 유권자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본투표에 사람이 많이 몰릴 수 있으니 분산 효과를 위해 사전투표를 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서울 마포구에 사는 A(34)씨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비교적 적은 사전투표에 참여하러 왔다"며 "이른 아침부터 움직인 덕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생후 8개월 된 딸과 함께 인천시 구월1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B(33·여)씨는 "본투표 당일에는 대기 줄이 길 것 같아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미리 투표했다"며 "아기를 돌봐줄 사람도 없어 남편과 함께 오늘 번갈아 가며 투표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투표소는 입구에서부터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과 발열 체크, 손 소독 및 비닐장갑 착용, 신분증 확인 등의 필수 절차를 거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돼 투표 행렬이 꾸준히 유지됐다.행렬이 이어지다 보니 1m 이상 거리두기가 일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으나 투표 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이내 자리를 잡아갔다.
일부 투표소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몰려 투표 사무원과 유권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광주 서구문화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의 한 사무원은 "코로나19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유권자들이 대거 찾아와 체온계 건전지를 하루에 여러 번 바꿔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창원 의창구에 사는 C(36)씨는 "사전투표소 인근에 볼일이 있어 온 김에서 투표를 마쳤다"며 "코로나19에도 사전투표 열기가 뜨겁다고 뉴스를 통해 들었는데, 직접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투표율(누적 기준)은 23.46%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전국 단위 선거의 동시간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투표 마감까지 지금 추세를 유지하면 사전투표율은 종전 최고 기록인 2017년 대선의 26.06%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생활치료센터 확진자·의료진도 '소중한 한 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퇴원을 앞둔 경증환자 60여 명이 수용돼 치료받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소재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생활치료센터는 건물 5층 야외 광장에 사전투표소가 설치했다.
이곳으로 파견 간 선관위 관계자 3명은 환자와의 접촉이 불가피해 고글이 포함된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업무에 임했다.
환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일하는 2명의 투표 사무원과 3명의 참관인도 페이스 쉴드(감염 방지용 안면 보호대)와 마스크, 글러브 등 레벨 D 방호복에 준하는 장구를 착용했다.
투표에 참여한 환자 D씨는 "처음에는 투표를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투표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 현대차 경주연수원에도 특별 사전투표소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경증 확진자 109명, 의료진과 행정지원 인력 8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또 다른 생활치료센터인 안동 경북소방학교와 경산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에서도 오후 1시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 "어떻게 접어", "헷갈려" 토로
길이 48㎝에 달하는 헌정사상 가장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 때문에 벌어지는 작은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기표하려던 한 유권자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투표용지가 다 접히지 않아서 봉투 밖으로 튀어나왔는데 무효표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유권자는 선거사무원이 상관없다고 대답하자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 환하게 웃었다.
딸과 함께 의정부 자금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E(50)씨도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 어떻게 접어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의 유권자 F(27)씨는 "길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정당 이름이 생소하고 비슷해 헷갈렸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고령 유권자의 경우 선거사무원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유권자 G(66)씨는 "다들 나라를 살려보겠다고 나온 것이니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명부가 너무 길어서 어렵긴 했다"고 말했다.
한 70대 유권자는 "정당 이름이 많은 데다 글씨도 작아 도장 찍을 칸을 찾는 데 애먹었다"며 "기표소에 비치된 돋보기가 자처럼 생기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더 크고 둥근 모양이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강영훈 김다혜 박주영 박지호 박철홍 배연호 손현규 우영식 장영은 전창해 차근호 최종호 한무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