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호남이 제일 높아…민주당에 유리?

21대 국회의원 사전투표가 끝난 11일 오후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치권이 이해득실을 따지는데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여권에 유리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가 투표로 표출된 것"이라고 정반대의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전남 투표율 1위, 대구는 최저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1일 투표율(누적 기준)이 26.6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 선거인 총 4399만4247명 중 1174만여명이 참여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남(35.77%), 전북(34.75%), 광주(32.18%) 등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역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세종(32.37%)도 30%를 넘었다. 이어 강원(28.75%), 경북(28.70%), 경남(27.59%), 서울(27.29%), 대전 (26.93%), 충북(26.71%), 울산(25.97%), 부산(25.52%), 충남(25.31%), 인천(24.73%), 제주(24.65%) 경기(23.88%) 등 순이었다. 통합당 텃밭인 대구(23.56%)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 "코로나 극복 의지 표출", 통합 "정권에 회초리"여야는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을 각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코로나19 국난을 신속하게 극복하느냐, 아니면 혼란에 빠지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며 "우리 국민의 발길이 전국 3508곳에 마련된 투표소로 끝없이 향하고 있다. 위기 때마다 빛나던 성숙한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 표출"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들이 지난 3년 문재인 정권 실정에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밑바닥부터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영호 민생당 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정부의 독선과 실정에 대해서 건설적인 비판과 견제 세력으로서 제3지대 민생당의 역할이 크다"며 "그런 균형적인 정치권력의 분산의 당위성을 표로서 국민들이 나타내 주시라 믿는다"고 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여권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도 젊은 세대와 진보 성향 유권자일수록 사전투표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의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6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보수층은 21.5%로 가장 낮았다. 중도층은 27.6%, 진보층은 32.9%였다.

연령별로도 10대~50대 유권자들이 30% 안팎의 사전투표 의사를 보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17.4%만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사전투표, 부정선거 우려?통합당은 사전투표가 부정선거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진복 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9일 유튜브에서 사전투표와 관련해 "(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이 부정선거를 우려해서 황교안 대표도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선관위랑 많은 토론도 해서 '우려가 될만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부정선거 감시팀을 가동해서 사전투표에 어떤 문제점이 없는지 검사했는데 여러분이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만약 (부정선거 같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서 현재 진행될 곳의 사전투표 장소에서 전부 다 가서 검사를 하라, 그래서 다 다녀오고 해서 우려사항이 많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방송에서 오히려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 본부장은 "연세드신 우리 지지자들이 코로나 걱정이 돼 죽겠는데 옆에서 '감염된다, 가지마' 하면 우리가 어떻게 되겠나"라며 "우리 당원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사전투표하도록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