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서울 톨게이트→분당 톨게이트로 이름 되찾아오겠다"

[격전지 가보니-분당을]

"주택 노후화·교통 불편 문제 반드시 개선돼야"
"주민들 앞에서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모습 안 보일 것"
"김병욱 후보 훌륭하지만 민주당 소속 아쉬워"


"분당선 오리역 인근에 공항터미널과 면세점을 겸한 SRT 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창업전문가에 아이 넷 다둥이 아빠, 게다가 분당에서 무려 20년 넘게 거주해 누구보다 분당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정치인이 있다. 이번 4·15 총선에서 '분당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민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드'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미래통합당에서 그의 존재는 청년이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41살 젊은 나이에 모든 정치인들이 꿈꾸는 분당에서 힘겨운 공천 과정을 통과했고 국회 입성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뒀다.

분당 지역에 대한 아이디어부터 주민 행복을 위한 다양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그를 분당 미금역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계속된 유세 강행군에도 김 후보는 활기찬 이미지로 자신의 구상을 똑 부러지게 표현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4·15 총선에서 분당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민수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역 현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김민수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

저는 분당에 1996년도에 이사를 왔고 25년째 분당에서만 거주하고 있다. 또 분당에서 18년째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아들 넷을 낳아 키우고 있다. 그 누구보다 분당을 사랑한다.

▷ 분당을 지역구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1기 신도시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여서 많은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는 곳이다. 분당에 거주하는 주민분들은 마음이 여유롭다. 금전적인 부분을 말하는 게 아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여유롭게 산책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웃음이 많고 품격 있는 도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어떤 도시보다도 교육열이 강해서 교육에 대한 인프라를 더욱 확충할 필요가 있는 곳이다. 문제는 조성된 지 30년이나 흘렀다는 점이다. 처음 신도시가 계획될 때보다 인구가 훨씬 많이 유입됐다. 주택,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다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전략이 있다면.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항상 대답은 같다. 전략 없다. 진심 이외에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최대한 많은 주민들 만나려고 노력한다. 선거캠프 멤버들에게도 똑같이 말한다. 선거 이후에도 주민들께 진심으로 다가가는 정치인이 되겠다.▷ 분당을은 유난히 교통 현안이 많다.

말대로만 된다면 분당이 향후 20년간 공사판이 될 것 같다. 저 역시 비슷한 공약들을 걸고 있고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약은 단지 표심을 위해 남발돼서는 안된다. 공약에는 두 가지가 항상 전제돼야 한다. 지역주민의 의지가 담긴 것이냐, 향후 지역 경제발전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느냐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

▷ 예를 하나 들어달라.

분당 오리역 인근 하나로마트 부지에 유휴지가 있다. 여기에 SRT 분당역을 계획하고 있다. 이 SRT 역사 같은 경우 제가 먼저 공약으로 꺼낸 게 아니다. 1년 반 전 당협위원장으로 왔을 때 지역주민들을 만났는데 SRT 역사를 굉장히 원하더라. 선거 때가 돼서 내건 공약이 아니란 말이다.

지역 주민들은 저에게 SRT 역사를 만드는 것에 도움을 달라고 했지만 저는 이걸 1년 이상 답하지 않았다. 먼저 1년 이상 분석했다. 그 과정에 주민들에 저에게 자료를 끊임없이 줬고 저도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분당을' 김민수, '분당갑' 김은혜 통합당 합동 유세를 펼치는 모습. [사진=김민수 후보 선거캠프 제공]
▷ SRT 분당 역사가 경제성과 지속성이 있던가.

공약에서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가 아무리 분석해도 SRT 분당 역사만으로는 이 지역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게 쉽지 않다고 봤다. 물론 편리하겠지만 지속적인 긍정적 효과에는 확신이 없었다. 어딘가를 이동하기 위해 찾는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이 곳이 오고 싶어서 사람들이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다른 사람들은 쇼핑몰 등의 아이디어를 냈지만 지금 분당에만 해도 운영되지 않는 상업시설이 너무 많다. 단순쇼핑몰로 될 일이 아니다.

▷ 김 후보가 말한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제가 창업경제 전문가이지 않나. 사람들 유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더니 공항터미널과 면세점이 들어온다면 분당 주민들의 소요가 상당히 높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분당·판교에는 공항을 이용해 해외로 출장나가는 분들이 많다. 기업들이 많아 충분한 수요가 있다. 만약 SRT 역사와 함께 공항터미널, 면세점이 융합한 컨벤션 센터를 짓는다면 이 지역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든다. 당연히 민자 유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 서울 톨게이트의 이름을 분당 톨게이트로 바꾸겠다는 공약이 흥미롭다.

사람이든 지역이든 우리가 스스로 자존감을 갖췄을 때 변화가 시작된다. 우리가 홍길동도 아니고 이곳은 엄연히 분당인데 분당 톨게이트라고 못부른다. 왜 긴 시간동안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 빼앗긴 이름부터 찾아오겠다. 분당이 이름 대면 모를만한 도시도 아니고, 전 국민 누구나 아는 도시인데 왜 톨게이트의 이름조차도 못 가지고 오는지 여기에 물음표를 던졌다. 분당의 자존심이 걸렸다.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

▷ 청년들을 위한 공약은 무엇이 있는지.

정책을 만드는 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청년들을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하면 이미 중년이 된 경우가 많다. 청년만 따로 봐서는 안된다. 전 연령대로 폭을 넓혀놓고 접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일명 '김민수창업법'이라는 공약을 만들었다. 창업을 하다 보면 많은 규제와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규제는 제거하고 자금 융통 돕겠다는 거다. 창업 활성화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겠다.
김민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황교안 대표가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 50만원을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초보인 제가 봤을 때 황교안 대표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줄 거라면 지금 당장 주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누군가는 포퓰리즘이라고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이분들에 대한 지원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지원금 때문에 정치인들이 표 가지고 싸우면 안 된다. 대통령 긴급명령권으로 빠르게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 경쟁자인 김병욱 후보를 평가한다면.

부지런하다. 개인적으로 저도 좋아한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노력하는 사람이고 주민들과 스킨십도 좋다. 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김병욱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 중 지켜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또 김병욱 후보가 아무리 훌륭해도 민주당이 가진 한계가 있다. 재건축 규제를 한다거나 부동산을 억제한다거나 하는 부분들 말이다. 김병욱 후보 혼자서 추진할 수 없는 일들이다.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적어도 분당 주민들 앞에서만큼은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모습 보여드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여기에서 어떤 당을 만나도 제가 먼저 가서 웃으면서 인사했다. 실제로 만나면 다들 악수하고 안부 물으며 친하게 지낸다. 그랬더니 주민들께서 좋아해 주시더라. 국회에서 정말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주민들 앞에서는 싸우지 않는 정치하겠다.

▷ 자신의 장점을 말해달라.

분당에 대한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저는 혁신성을 가진 청년창업가 출신이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분당이 혁신적으로 변해갈 거라고 자부한다. 끈기도 있다. 살아온 날들 돌아보면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모든 사람들이 제가 분당을에서 미래통합당 당협위원장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근데 지금 이렇게 공천을 거쳐 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저 김민수가 과거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정치해보겠다.
김민수 후보는 인터뷰에서 "분당 주민들 앞에서만큼은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모습 보여드리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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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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