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 막말·네거티브·투표율…승부 가를 막판 변수 '촉각'

막말 논란에 민주 '우리도 조심', 통합 '내부 단속'…네거티브 폭로 경계
높은 사전투표율에 본투표율도 관심…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 메시지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12일 전국 지역구 곳곳에서 초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는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판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표심을 뒤흔들 수 있는 후보자의 막말과 네거티브 폭로 등 돌발 변수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특히 경계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는 내부 분석을 바탕으로 '조심 모드'에 돌입했다.

상대 당 후보들의 잇따른 막말 논란을 '호재'로 보기보다는 정쟁을 자제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나올 수 있는 막말을 조심해야 한다며 옷깃을 여미는 모양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각종 유세에서 "싸움질하고 막말하는 것부터 고쳐야 정치가 개선된다"며 "여야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뒤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다.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 김대호(서울 관악갑) 전 후보 등의 잇단 막말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남은 기간 또 다른 막말 논란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황교안 대표를 만나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하라"며 사실상 '함구령'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 막바지 '메가톤급 의혹 제기'로 네거티브전이 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이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총선 목전에 'n번방 사건' 여권 인사 연루설 등 근거 없는 폭로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선제적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등 지도부가 미리 관련 언급을 했기에 '예방주사'를 놨다고 보고 있지만, 네거티브 폭로 등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는 끝까지 경계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 같은 민주당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여권 인사 연루설 등 n번방 사건 관련 제보의 공개 가능성을 거론했다가 폭로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섣부른 네거티브 폭로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김종인 위원장은 "'n번방 사태' 같은 정확한 확신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준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폭로 계획은 원래 없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이야기가 됐다"며 "초기 수사를 제대로 못한 것을 지적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도 막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가 26.69%(잠정 집계)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15일 본투표에서 유권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지에 여야가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본투표일 날씨도 관건이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사전투표는 코로나19 때문에 분산돼 투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인식이 있어 투표율이 높아진 것 아닌가 싶다"며 "전체적인 투표율은 모두 합치면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당에 유리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 층의 참여로 사전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본투표율 역시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지도부는 물론 각 후보가 공식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투표 독려 운동에 열을 올릴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당과 민주당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에 주력해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당은 이번 투표율이 2년 전 지방선거(60.2%) 때보다 높은 6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투표율 자체보다는 지지층의 결집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박형준 위원장은 "적극적 지지층뿐 아니라 소극적 지지층까지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게끔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것이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른 이유"라고 했다.

즉, 이른바 '샤이 보수'의 표심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른바 '언더독'(불리한 경쟁자) 전략을 펴는 중이다.

현재 여론조사상 통합당 열세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통합당이 패할 경우 여당의 일방적 국정 운영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소극적 지지층에 도움을 읍소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 전날 '큰절 유세'를 통해 "도와 달라",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부터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며 지지층 결집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연령 하향에 따른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도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여야 모두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유불리로 판단할 수 없고, 처음 하는 투표이기에 당사자들의 새로운 가치 기준에 따른 자율적 투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고,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18세 표심의 영향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