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수수료 '0원'…'배달의 명수'로 코로나19 넘는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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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공공 배달앱, 민간업체 '과도한 요금' 불만 커져 폭발적 이용
경기·서울 등 100여곳 벤치마킹, "우리도 도입" 문의 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깊은 시름에 빠졌던 전북 군산지역 소상공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군산시가 민간업체에 1억3천여만원을 주고 개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덕분이다.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과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의 명수'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배달의 명수'는 야구 명문 옛 군산상고의 별칭 '역전의 명수'에서 따왔다. 그래서 군산 시민에게 친숙하다.
1968년 창단한 군산상고 야구부는 지난 70∼90년대 각종 전국고교대회에서 16차례나 우승(준우승 10차례)하는 등 '야구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며 지금도 '군산의 자랑'으로 남아있다.
특히 지난 1972년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고에 1대 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한꺼번에 4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13일 출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는 채 한 달도 안 된 8일 현재 9천여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금액으로는 2억원어치, 5만2천여명의 시민이 가입했다.
27만여명인 군산시 인구의 20%가량이 이를 활용하는 셈이다. 특히 총 1천여명으로 추정되는 소상공인 중 이미 734명이 가입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께는 사실상 거의 모든 소상공인이 이 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배달의 명수'가 거대한 민간 배달 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초반 질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민간 배달 앱과 달리 이 앱에 가입한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군산시는 이를 통해 업소당 월평균 25만원 이상을 절약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지역 화폐 '군산 사랑 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음식값을 10% 할인받는 혜택을 누린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시기에,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에게 '배달의 명수'는 '한 줄기 빛'이 됐다. 이 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이를 도입하려는 전국 자치단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움을 청한 자치단체는 이미 100곳을 넘었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와 대전시, 대구시 등이 전화를 걸어와 '배달의 명수' 운영 및 관리 시스템, 소요 예산, 효과 등을 문의했다.
경북 경주시와 부산 남구, 충북 제천시 등은 직접 군산시를 방문해 시스템을 살펴봤고 인천시와 진주시 등이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 배달 앱이 우리나라 배달 시장 혁신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군산시와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기술자문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함께 군산시 배달의 명수처럼 수수료가 없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운영계획서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배달의 명수'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앱이 지속해서 사랑받고 널리 이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거대한 자본을 무기로 한 민간 배달 앱에 반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프로모션과 신속한 서비스, 고객센터 운영, 마케팅 보완 등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승차 거부 해결사로 야심 차게 홍보한 택시 앱 '지브로'와 'S택시'가 저조한 이용으로 중단된 사례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손모(56)씨는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민간 배달 앱의 수수료가 폭탄처럼 느껴졌는데, '배달의 명수'를 이용하니 한 달도 안 돼 20만원가량을 아끼게 됐다"면서 "지난달 어쩔 수 없이 내보낸 종업원을 다시 고용할 계획"이라며 반겼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코로나19와 민간업체의 횡포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도입을 원하는 자치단체에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이 앱의 영역을 재래시장까지로 넓히고 배달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경기·서울 등 100여곳 벤치마킹, "우리도 도입" 문의 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깊은 시름에 빠졌던 전북 군산지역 소상공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군산시가 민간업체에 1억3천여만원을 주고 개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덕분이다.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과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의 명수'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배달의 명수'는 야구 명문 옛 군산상고의 별칭 '역전의 명수'에서 따왔다. 그래서 군산 시민에게 친숙하다.
1968년 창단한 군산상고 야구부는 지난 70∼90년대 각종 전국고교대회에서 16차례나 우승(준우승 10차례)하는 등 '야구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며 지금도 '군산의 자랑'으로 남아있다.
특히 지난 1972년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고에 1대 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한꺼번에 4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13일 출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는 채 한 달도 안 된 8일 현재 9천여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금액으로는 2억원어치, 5만2천여명의 시민이 가입했다.
27만여명인 군산시 인구의 20%가량이 이를 활용하는 셈이다. 특히 총 1천여명으로 추정되는 소상공인 중 이미 734명이 가입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께는 사실상 거의 모든 소상공인이 이 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배달의 명수'가 거대한 민간 배달 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초반 질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민간 배달 앱과 달리 이 앱에 가입한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군산시는 이를 통해 업소당 월평균 25만원 이상을 절약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지역 화폐 '군산 사랑 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음식값을 10% 할인받는 혜택을 누린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시기에,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에게 '배달의 명수'는 '한 줄기 빛'이 됐다. 이 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이를 도입하려는 전국 자치단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움을 청한 자치단체는 이미 100곳을 넘었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와 대전시, 대구시 등이 전화를 걸어와 '배달의 명수' 운영 및 관리 시스템, 소요 예산, 효과 등을 문의했다.
경북 경주시와 부산 남구, 충북 제천시 등은 직접 군산시를 방문해 시스템을 살펴봤고 인천시와 진주시 등이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 배달 앱이 우리나라 배달 시장 혁신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군산시와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기술자문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함께 군산시 배달의 명수처럼 수수료가 없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운영계획서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배달의 명수'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앱이 지속해서 사랑받고 널리 이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거대한 자본을 무기로 한 민간 배달 앱에 반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프로모션과 신속한 서비스, 고객센터 운영, 마케팅 보완 등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승차 거부 해결사로 야심 차게 홍보한 택시 앱 '지브로'와 'S택시'가 저조한 이용으로 중단된 사례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손모(56)씨는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민간 배달 앱의 수수료가 폭탄처럼 느껴졌는데, '배달의 명수'를 이용하니 한 달도 안 돼 20만원가량을 아끼게 됐다"면서 "지난달 어쩔 수 없이 내보낸 종업원을 다시 고용할 계획"이라며 반겼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코로나19와 민간업체의 횡포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도입을 원하는 자치단체에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이 앱의 영역을 재래시장까지로 넓히고 배달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