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사우디에 원유감산 압박…"구체적 조치 해야"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국방 차관, 주미대사와 2시간 전화 회의
전 세계 산유국들의 원유감산 협상이 타결될 듯 타결되지 않자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고 나섰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댄 설리번(알래스카) 의원과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의원을 주축으로 한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사우디의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 국방차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 주미대사 리마 빈트 반다르 공주 등과 장시간 전화 회의를 했다.

설리번 의원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에서 사우디가 원유감산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 위해 지속 가능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크레이머 의원은 "미군이 사우디의 석유를 보호하는 동안 사우디는 한 달 넘게 미국 원유생산업체와 전쟁을 벌여왔는데 친구를 이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며 "사우디의 다음 수순에 따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회복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전화 회의에는 사우디가 원유 감산에 동참하지 않으면 사우디에 주둔한 미군을 30일 안에 철수한다는 법안을 제출한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의원 등 11명의 공화당 의원이 참여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활동이 주춤한 와중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 경쟁까지 더해져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OPEC+는 지난 9일 개최한 긴급 화상회의에서 5월부터 두달 간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어떤 국가가 얼마나 감산할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루 40만 배럴 감산을 할당받은 멕시코가 10만 배럴 이상 줄이는 것은 어렵다며 동참을 거부하자 미국이 멕시코의 몫까지 합해서 감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우디가 멕시코 자체 감산량을 늘려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