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非대면이 대세…삼성SDI·엔씨소프트·칩스앤미디어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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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술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벌써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가 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선 한 박자 빨리 움직여야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제조업체 수요 둔화 직면
인터넷 플랫폼·반도체주 '후끈'
자율주행·전기차 시대 빨라지며
2차전지주 LG화학 등 이익 늘 것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주가 코로나 이후 세계에서도 가장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과 ‘비대면’ 활동의 가속화는 결국 정보기술(IT) 수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경제가 커지면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비대면 확대 수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선 비대면 경제 활동이 일상이 될 전망이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온라인 쇼핑 등이다. 여전히 야외 활동이 조심스러운 사람들의 태도도 그렇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온라인 서비스의 편리함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예상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카카오는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4.9%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15.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다. 코로나19 급락장에서도 낙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20.2% 올랐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창윤 파트너는 “이전에는 게임을 안 좋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다”며 “앞으로 게임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10.7%), 삼성전자(-11.7%), SK하이닉스(-10.6%) 등도 카카오나 엔씨소프트에 비해선 부진했지만 SK이노베이션(-33.0%), 기아차(-30.0%), 포스코(-24.7%) 등 기존 전통 제조업체들과 비교해서는 선방했다. 박 파트너는 “코로나19로 인해 전통 제조업체들은 수요 둔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반면 경제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과 반도체 등 온라인 인프라 업체들은 호황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5G·반도체 관련 중소형주도 유망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중소형주도 유망하다고 봤다. 에치에프알과 칩스앤미디어, 케이아이엔엑스 등이다. 김대복 파트너는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라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로열티 매출과 자동차용 반도체 관련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점 대비 47.2% 하락한 칩스앤미디어는 지난 10일까지 74.5% 반등하는 저력을 보였다. 에치에프알은 5G 장비주로 지난해 159.0%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2.9%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케이아이엔엑스에 대해 박창윤 파트너는 “국내 유일의 중립적 인터넷 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국내 인터넷 가입자의 약 15%가 중립적 통신망을 쓰고 있다”며 “5G 상용화와 비대면 문화 확대로 인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온라인 및 비대면과의 연관성은 약하지만 코로나19로 덩달아 주가가 급락한 4차 산업혁명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혜택을 받는 2차전지주가 꼽힌다. 삼성SDI는 코로나 이전 34만35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 10일 기준 25만원으로 고점 대비 27.1% 하락한 상태다.
양태원 파트너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향후 성장성이 높은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이 가팔라질 것”이라며 “삼성SDI, LG화학, 일진머티리얼즈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2차전지주를 미리 담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의 알력에 유가가 급락했지만 전기차로 자동차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은 7375억원으로 작년보다 59.6%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도 올해 영업이익이 1조2475억원으로 39.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