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OK'에도 트럼프에 막히다니…방위비협상 장기화 우려
입력
수정
트럼프, 폼페이오 승인하고 백악관 지침 따라 마련된 '잠정 합의안' 거부
한국, '납득 어려워' 분위기·새 제안 내놓진 않을 듯…무급휴직 길어질 가능성도 한국이 책임질 주한미군 분담금 규모를 정할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타결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던 방위비 협상이 '트럼프 변수'에 막힌 것으로, 자칫 협상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로이터 보도와 한국 외교부 당국자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한미 협상단이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양국 외교장관까지 승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못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함께 백악관을 방문했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 합의안'에 대해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인용한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측 제안 거부 결정'이라고 표현했지만, '한미 실무진의 잠정 합의안 거부'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한국의 정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된 '잠정 합의안'은 협상실무진은 물론 양국의 외교장관도 승인한 내용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보도가 맞는다면 올해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1조389억원)보다 13% 증가한 1조1천749억원 정도로 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폭 인상 기조에 따라 처음에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13% 증가'에 잠정 합의하기 위해선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백악관의 지침이 달라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 합의안'을 거부하자 한국 정부에선 납득하기 힘들다는 기색도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예측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백악관 지침에 따라 마련되고 국무장관까지 승인한 합의 사항을 뒤집으리라고 예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한국 정부는 아직은 '잠정 합의안'을 폐기하고 협상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국 외교장관까지 승인한 '잠정 합의안'을 대통령이 받아들이게 하는 건 각국의 몫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차례 거부감을 드러냈더라도 미국 내부적으로 다시 설득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시기가 아니라는 분위기도 강하다.
협상을 다시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봐야 트럼프 대통령이 또 막판에 틀어버리면 말짱 헛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지금의 협상 교착 국면이 여름을 지나 미국의 11월 대선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협상에서 양보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정부가 당초 추진했던 20대 국회 임기(5월 29일) 전에 국회 비준을 받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서둘러도 가서명부터 비준까지 두 달 정도의 물리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비준을 받으려면 원 구성 등이 끝난 뒤 여름은 돼야 한다. 이에 따라 방위비 협상 지연의 여파로 4월 1일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천여명의 무급휴직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한국, '납득 어려워' 분위기·새 제안 내놓진 않을 듯…무급휴직 길어질 가능성도 한국이 책임질 주한미군 분담금 규모를 정할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타결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던 방위비 협상이 '트럼프 변수'에 막힌 것으로, 자칫 협상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로이터 보도와 한국 외교부 당국자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한미 협상단이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양국 외교장관까지 승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못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함께 백악관을 방문했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 합의안'에 대해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인용한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측 제안 거부 결정'이라고 표현했지만, '한미 실무진의 잠정 합의안 거부'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한국의 정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된 '잠정 합의안'은 협상실무진은 물론 양국의 외교장관도 승인한 내용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보도가 맞는다면 올해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1조389억원)보다 13% 증가한 1조1천749억원 정도로 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폭 인상 기조에 따라 처음에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13% 증가'에 잠정 합의하기 위해선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백악관의 지침이 달라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 합의안'을 거부하자 한국 정부에선 납득하기 힘들다는 기색도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예측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백악관 지침에 따라 마련되고 국무장관까지 승인한 합의 사항을 뒤집으리라고 예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한국 정부는 아직은 '잠정 합의안'을 폐기하고 협상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국 외교장관까지 승인한 '잠정 합의안'을 대통령이 받아들이게 하는 건 각국의 몫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차례 거부감을 드러냈더라도 미국 내부적으로 다시 설득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시기가 아니라는 분위기도 강하다.
협상을 다시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봐야 트럼프 대통령이 또 막판에 틀어버리면 말짱 헛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지금의 협상 교착 국면이 여름을 지나 미국의 11월 대선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협상에서 양보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정부가 당초 추진했던 20대 국회 임기(5월 29일) 전에 국회 비준을 받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서둘러도 가서명부터 비준까지 두 달 정도의 물리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비준을 받으려면 원 구성 등이 끝난 뒤 여름은 돼야 한다. 이에 따라 방위비 협상 지연의 여파로 4월 1일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천여명의 무급휴직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