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금지 명령에도…수천개 교회서 부활절 현장예배 잇달아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도 불구하고 부활절을 맞은 교회들이 잇달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 2100여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수 천개의 교회가 현장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64)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이 교회는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어겨 서울시로부터 집회금지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이날까지 3주째 현장예배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사랑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을 고발한 상태다. 이날도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 등 100여명이 현장에 나와 집회 금지를 알렸지만 1200여명의 신도가 모여 예배는 그대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다 부활절을 맞아 현장 예배로 전환한 교회도 있었다.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와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강남구 광림교회 등은 이날 예배를 다시 열었다.

교회 주차장에 차를 정차해두고 예배를 올리는 '승차예배'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와 중랑구 서울씨티교회 신도들은 이날 주차장에 차를 세운 상태에서 라디오를 통해 목사 설교를 들었다. 온누리교회에는 250여대, 서울씨티교회에는 약 120대 차량이 모였다.서울시는 시 내에 6400여개 교회 중 2100여곳이 현장 예배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1377개 교회 중 363개 교회가 예배를 개최했고 부산의 경우 전체 1756곳의 54.2%에 해당하는 952곳이 현장예배를 진행했다.

천주교는 전국적으로 온라인 미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제주교구의 경우 지난 4일부터 미사를 재개했다. 이날 제주교구 내 28개 성당이 부활절 미사를 진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합 예배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대면 집회를 통한 집단 감염의 위험이 상존하고, 격리가 해제된 확진자 중 다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도 다수"라며 "거룩한 부활주일이지만 집합 예배는 자제하고 온라인 예배를 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