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 수도권 참패 위기 통합당…"폭주 견제할 힘 달라" 읍소 전략

황교안·유승민 처음 손잡고 "대한민국 살려달라"…남은 사흘 수도권 집중
김종인은 "조국이냐 경제냐" "더불어·민주 빼고" 등으로 지지 호소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 위기감이 고조되자 12일 "집권 여당의 폭주를 막아달라"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 선거에선 이미 통합당의 '폭망(완전히 망함)'이 눈 앞에 닥친 듯한 분위기다.

전체 253개 절반에 가까운 121개 의석이 수도권에 걸렸는데, 이 지역에서 통합당이 건질 의석은 14석에 불과할 것이라는 판세 전망까지 나온 터다.지난 20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수도권 의석은 122석 중 35석이었다.

4년 전 의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리라는 비관적 관측이 팽배해진 것이다.

벼랑 끝 위기감에 휩싸인 통합당은 총선 사흘 전인 이날부터 투표일 직전까지 '72시간 투혼 유세'에 돌입했다.선봉에 나선 황교안 대표(서울 종로)는 투쟁 결의를 다지듯 '경제 회복'을 적어넣은 핑크색 머리끈을 동여맸다.

통합당은 이날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국민 호소' 서울 지역 합동유세에서 "폭주를 막을 견제의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의 관측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80석, 범여권 정당들과 합해 독자 개헌이 가능한 200석까지 확보하면 이들의 '폭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메시지로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의 위기감을 자극한 것이다.
통합당은 호소문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고 폭주를 계속하는 것을 용인할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힘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로 규정했다.

이어 "아직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총선 직후 더 크고 더 근원적인 혁신에 매진하겠다"며 "기회를 주면 뼈를 빻고 몸을 갈아서라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겠다"고 '분골쇄신'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을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려달라는 것"(나경원 후보), "대한민국을 살려달라. 통합당이 견제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오세훈 후보)며 '눈물로 호소'했다.

황 대표와 유승민 의원도 합동유세에서 손을 잡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합쳐 통합당을 만든 뒤 첫 만남이다.

둘은 지난해 11월 26일 황 대표의 단식투쟁 농성장을 유 의원이 찾고 나서 만남이 없었다.

유 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면 정말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며 "이 독재를 막을 수 있도록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통합당 중앙선대위는 '바꿔야 산다!'이던 총선 캐치프레이즈를 이날부터 '폭주냐! 견제냐!!'로 바꾸기도 했다.

통합당 선거운동을 총지휘하는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분법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주력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권의 상징적 인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그는 "조국을 살릴 거냐,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거냐"고 되묻는가 하면 "조국이 마스크를 쓴다고 윤석열(검찰총장)로 변하지는 않는다"고 비유하는 등 '조국 대 경제', '조국 대 윤석열'의 구도로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이날은 조 전 장관 지지세력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빗대 "'조국 바이러스'를 뽑아내야 한다.

이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된 사람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윤 총장을 조국 바이러스들이 자꾸 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투표용지에서 '더불어'와 '민주'라는 두 글자는 절대로 읽지 말라. 그거만 빼고 투표하면 된다"며 지지층의 적극적인 '반문(반문재인)·반조국 투표'를 독려했다.

통합당은 이날 김 위원장을 비롯해 황 대표와 유 의원, 박형준 공동 선대위원장까지 지도부가 서울·경기 유세에 총출동했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도 수도권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도권의 '마지노선'이 뚫릴 경우 이번 총선은 20대보다 더 참혹한 패배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유 의원은 합동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부터 선거 끝날까지 서울·경기 후보 위주로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