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오르고, 84㎡ 내리고…'마용성' 중·소형 가격차 1.5억

15억 넘는 아파트 대출 막히자
중형 급매물 늘어 매매가 좁혀져
서울 강북에서 전용면적 59㎡와 84㎡ 아파트값 차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전용 59㎡ 가격은 상승하는 데 비해 15억원 대출 규제에 걸리는 전용 84㎡는 급매물이 나오면서 두 면적대의 가격 차이가 작아지고 있다.
전용 59·84㎡의 가격 차이 감소 현상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59㎡는 지난 2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4단지 전용 84㎡도 같은 달 14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전용 59·84㎡ 주택형의 가격 차이가 1억5000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아현동 H공인 관계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15억원 아래에서 거래되는 등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전용 59㎡는 지난해 11월 12억원대에서 현재 13억원대로 1억원 가까이 뛰었다”며 “전용 59㎡ 가격이 전용 84㎡와 비슷해지는 건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용 59㎡가 지난해 11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는 13억원을 웃돈다. 14억9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는 전용 84㎡와 호가 차이가 1억9000만원대로 좁아졌다.

전문가들은 전용 59·84㎡의 매매가 차이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대출규제를 꼽았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15억원을 넘는 아파트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대출을 통해 좀 더 넓은 주택형으로 옮기려던 4인 가족의 ‘갈아타기’ 수요가 발목이 잡힌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환금성’ 높은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지비 측면에서도 전용 59㎡가 84㎡에 비해 유리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부동산 하락기였던 2014년 잠실동 엘스 등 일부 단지에서 전용 59㎡ 가격이 전용 84㎡를 웃돈 적이 있었다”며 “불황이 길어지면 환금성이 좋은 소형 주택의 거래가 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