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 목표 10조원 늘리고 영업점 평가 기준도 손질"

윤종원 기업은행장 취임 100일

코로나 피해 금융 지원에 총력
다음주 250명 정규직 채용공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10조원 늘렸습니다. 핵심 평가지표(KPI)를 조정해 일선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연초에는 49조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쓰겠다고 했지만 목표를 59조원으로 올려잡았다”고 12일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과 별도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로 5조8000억원을 지원한다.대규모 자금 공급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에 윤 행장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그는 “효과적인 여신 심사와 적극적 지원으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해준다면 기업은행은 코로나 사태 이후 ‘충성 고객’을 대대적으로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1997년 위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칠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 대출은 정부가 신용 위험을 100% 보증하고 있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KPI도 추가로 손질할 방침이다. 대면 영업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3월 중순 13개 지표에서 목표치를 낮췄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추이를 봐가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개선 방안을 또 내놓겠다”고 말했다.

채용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윤 행장은 “최근 청년 일자리 부족 상황을 감안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늘리고 다음주에 채용 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입 행원 정규직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30명 늘어난 250명으로 잡았다.임금피크제 문제 해결을 위해 희망퇴직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게 윤 행장의 계획이다(▶본지 4월 8일자 A1, 14면 참조). 지난해 말 530명 수준이었던 기업은행 임금피크제 적용 인력은 내년 1041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윤 행장은 “지금의 희망퇴직제도는 보상수준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다”며 “적절한 수준으로 보상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이라며 도입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