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코로나 홈술족' 잡았다…하이트진로 실적 '파란불'

▽ 테라 3월 판매량 200만 상자로 '양호'
▽ 업소용 판매 줄었지만 가정용 판매 '늘어'
▽ 가정용 판촉비 적어 매출 증가 예상
코로나19 여파에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를 즐기는 홈술족이 늘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하이트진로가 집에서 테라를 마시는 '홈술족'의 덕을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업소용 매출은 줄었지만, 가정용 매출은 선방했기 때문이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코로나 여파로 2만1700원(3월23일 종가)까지 밀렸지만 다시 연초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전날 종가는 2만9050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테라 판매가 양호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라는 1월 판매량이 280만 상자를 기록한 후 2월 210만 상자로 소폭 줄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엔 200만 상자 이상을 기록했다"며 "비수기 및 코로나19 이슈에도 양호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테라 진로이즈백 등을 집에서 즐기는 홈술족 덕분이다. 조 연구원은 "판촉비가 많이 투입되는 유흥점 매출 비중은 50%에서 43%로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판촉비가 적게 투입되는 가정용 매출 비중은 50%에서 57%로 상승했다"며 "맥주는 테라 판매 호조가 지속되며 매출이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홈술족 덕에 1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하이트진로의 1분기 연결 기준 예상 매출액을 5088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351억원으로 추정했다. 증권가에선 하이트진로가 1분기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인 영업이익 3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주력 브랜드 수요 지속으로 점유율 확대가 추정되며, 특히 테라의 수요가 강하다"며 "1분기 레귤러 맥주는 물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소주는 20% 이상 급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테라의 인기를 중심으로 올해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 한경DB)
매출은 늘면서 동시에 비용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테라 출시를 앞두고 선집행한 마케팅 비용에 대한 기저효과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대로 줄어든 만큼, 업소용 매출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심리는 4월부터 완화되면서 외식수요도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류 시장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맞춰 2분기 생산라인을 증설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올해 맥주 사업의 흑자 전환은 무리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조상훈 연구원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 투입에도 테라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와 마산 공장 설비 전환으로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맥주 적자의 원인이 매출원가 단에서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기 못했기 때문인데, 이는 2분기를 기점으로 해소되는 국면에 있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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