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에 뚝딱'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지난달 1兆 폭증[이슈+]
입력
수정
역대 세 번째 증가 규모, 총 대출액 14조원 육박지난달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이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빚을 내 생활하는 이들이 많아진데다, 주택담보 대출 옥죄기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주식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대출 증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여파, 편의성 더해져 수요↑
13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총액 규모는 13조89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2조9465억원) 대비 9440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월간 증가액 규모는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을 시작한 2017년 7월 이후 역대 세 번째다.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쉽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출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소득·재직증명서 등의 각종 서류 제출 없이 3~5분만에 신용대출 한도를 조회하고 신청까지 할 수 있다. 출시 나흘 만에 3600억원이 몰렸다. 이후 한 달만인 8월 말 1조2400억원으로 불어난 뒤 9월 말에도 1조원대 증가세를 나타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증가액(9440억)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 규모를 크게 앞섰다. 지난달 5대 은행 가운데 신용대출액이 가장 많이 늘었던 신한은행(6780억원) 대비 3000억원 가까이 많은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늘었다"며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폭넓은 수요층을 바탕으로 편의성까지 갖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최근 증시의 화두인 개인의 투자 열풍,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현상도 신용대출 증가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3월 신용대출 증가세의 원인으로 부동산 자금 수요 및 증시의 개인 투자자 증가를 지목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를 통한 증권사의 신규 고객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통해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월24일부터 이 서비스를 진행 중인 NH투자증권은 서비스 첫 달인 2월 말 카카오뱅크를 통한 비대면 신규 계좌 개설 수가 9만2000개로 늘며 시행 전인 1월(2만4000개)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어 3월 말에는 23만4000개로 폭증했다.
채선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