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냉면 막말' 이선권 국무위원 진입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개최
'대미 강경' 외교노선 이어갈 듯
이선권
북한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냉면 막말’의 주인공인 이선권 외무상을 중심으로 한 외교라인 인선을 마무리했다. 향후 대미(對美) 강경 노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선권은 2018년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한국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예산 부문에서는 경제건설, 보건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등 민생 해결에 중점을 둔 국가운영이란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13일 보도했다. 당초 10일로 예고했던 회의가 연기된 배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대의원 수백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실내였지만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선권과 김형준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올초 각각 외무상과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인물들이다. 내각과 당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양대 인사가 당연직 성격의 지위를 모두 부여받으며 전임자인 이용호 전 외무상과 이수용 전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대체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군부 출신인 이선권은 대표적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김형준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인물로 대미 외교엔 경험이 적다.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별도로 호명되지 않아 국무위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이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정호 인민보안상,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도 국무위원에 진입했다. 작년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집중 개발 및 시험발사해 온 전술무기의 성공이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이번 회의에서는 국가예산 수입과 지출이 지난해 대비 각각 4.2%, 6% 늘어난 올해 예산안이 확정됐다. 경제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올해 보건부문 예산은 전년(5.8%)보다 증가 폭이 큰 7.4% 늘었다. 국방비 예산지출 비중은 15.9%로, 지난해(15.8%)보다 소폭 증가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