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매유통업, 코로나19 한파로 봄시즌 실종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 '50'으로 곤두박질, 역대 최저치 기록
대형집객시설 이용 자제로 백화점, 대형마트 매출 상대적 악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부산소매유통업계가 사상 최악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지역의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유통업체 149개체를 대상으로 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분기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50’으로 곤두박질쳤다.이는 지수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66’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100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 소매유통업의 경기지수가 이처럼 최악의 수준을 보인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확산을 우려해 외출활동이 자제되면서 대면에 기반을 둔 소비가 전례 없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상의는 분석했다.

특히 2분기는 봄시즌 각종 특수가 맞물려 있는데다 여름 특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시기라 지역 소매유통업계의 우려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업태별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전망지수가 각각‘33’, ‘43’으로 부진하게 나타나 슈퍼마켓(66)이나 편의점(49)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대형집객시설에 대한 기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이 55.7%로 가장 높은 응답비중을 보였다.그 다음으로는 비용상승(25.5%), 경쟁심화(16.1%) 등의 순으로 나타나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현재 논의 중인 국가적 차원의 소비 진작 프로모션 등 정부대책의 조기 집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코로나19로‘집콕’이 트렌드화 되면서 비대면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일부 건강 가전제품과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을 중심으로 한 생필품 소비는 업태를 불문하고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대면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조사대상 업체들 중 상당수가 2분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55.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현재 오프라인 업체에 집중되어 있는 규제를 이번 기회에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업계 안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관계자는“소매유통업은 코로나19로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인데다, 단기고용이 많은 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불황 장기화로 고용취약계층의 고용유지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그는 “코로나19 이후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단기적인 대책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비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중․장기 방안도 세심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