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성인 방송서 문제발언 안 해" vs 변환봉 "황교안 n번방 발언과 뭐가 달라"

사진=연합뉴스
‘조국 백서’에 참여했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안산 단원을 후보가 '성인 팟캐스트'에 출연해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논란에 “문제 삼고 있는 발언들을 (팟캐스트에서) 제가 직접 한 바 없다”며 “악의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박했다.

변환봉 변호사는 이같은 해명에 "'호기심으로 n번방 입장한 사람은 판단을 달리해야 한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발언과 거기서 거기 아닌가"라고 14일 비판했다.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후보가 성인 팟캐스트에 출연했지만 문제 발언 안했다고 해명 한 후 당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 나왔다"면서 "두 발언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라고 내로남불 행태를 지적했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가입자 신상 공개 문제와 관련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가 성착취 범죄인 n번방 사건을 단순한 ‘호기심’ 차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는 앞서 1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여성 비하 및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뒤늦게 알려진 팟캐스트 ‘쓰리연고전’ 출연에 대해 해명했다.그는 먼저 해당 팟캐스트에 대해 “남녀가 함께 솔직한 성과 결혼·연애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내용”이라며 “유료 성인컨텐츠였기 때문에 TV방송보다는 더 솔직한 말들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은 싱글 남성으로 초청되어 주로 놀림을 받는 대상이었고,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받는 대상자였다”며 “다른 출연자의 발언에 대한 제지 등은 진행자의 권한”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은 "고질적 위선의 상징"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정원석 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성범죄와 타협하지 않는 사법체계구축을 위해 입법과 관련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언한 김 후보가 삼류 팟캐스트에 출연해 너무나 쉽게 ‘성(性)적 말장난’에 맞장구쳤다"고 지적했다.정 대변인은 "이런 ‘내로남불 성 인식’으로 정치의 품격을 삼류로 전락시킨 인물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와 여성안전문제는 어떻게 될 지 상상만 해도 소름 돋는다"면서 "위선은 조국의 DNA다. ‘조국 키즈’ 역시 이 물려받은 유전자를 속이지 못한 채 벌써부터 인지부조화로 부화뇌동하고 있으니 실로 ‘조로남불’의 위선적 행태는 일관적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후보의 진심어린 사과라던가 민주당의 후속 조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 "김 후보는 발언을 직접 하지 않았다며 해명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발언의 유무가 아니라 아무런 의식 없이 동조한 김 후보의 가벼운 처신과 기본 인식이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것은 김 후보가 출연한 팟캐스트 방송 '쓰리연고전'이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개설된 이 방송에 20여 차례 출연했다. 이 방송 25회에서 한 남성 출연자가 “연애에서도 무조건 갑을관계가 있다”며 “더 좋아하는 사람이 을이 될 수밖에 없거든. 좋잖아. 갑을 즐겨. 갑질이 얼마나 재미있는데”라고 하자, 김 후보는 “그렇죠”라고 대답했다. 이어 다른 남성 출연자가 “갑질하는 게 빨아라 아니냐”고 했고, 김 후보는 “아이 진짜, 누나가 (그런 말을) 하는 건 괜찮은데…”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이에 대해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갑질은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도 일어나면 안되는 사회부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되는 연인사이에서 갑질연예가 최고라고 하는 발언은 부적절했다"면서 "여성을 '을'로 만들어 차마 입에 담기 조차도 거북한 단어를 내뱉고, 그 단어의 행위를 시켰을 때가 좋다고 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한 모두가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고 말했다.

'조국 백서' 필진인 김 변호사는 당초 금태섭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조국 내전' 확산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에 의해 지난 8일 안산 단원을 전략공천으로 변경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