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광역시도 '시들'…울산 아파트값 7개월 만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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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發 집값 하락세 확산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지방 주택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부산·광주·대구·울산·대전 등 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가 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 심리를 이끌었던 지역 호재들이 소진되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만 0.11% 올라 상승 지속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5대 지방광역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 -0.01%로 집계됐다. 작년 9월 첫째주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집값이 전주 대비 0.04% 낮아져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산과 광주는 각각 0.03%, 0.01% 떨어졌다. 대전 아파트값만 유일하게 0.11% 상승했다.
특히 울산 주택시장은 -0.01%로 7개월 만에 마이너스였다. 울산은 조선업계 불황과 입주 물량 증가가 겹치면서 2016년 12월 이후 3년 가까이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작년 9월 이후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이달까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울산(사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컸고, 울주군 KTX 역세권 개발 등의 호재도 있었다”며 “하지만 수도권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조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역 특성상 자동차, 중공업 등 기반 산업 불황이 부동산 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황 악화와 경기 불확실성 확대가 울산 집값을 누르고 있다는 설명이다.서울에 이어 지방 집값도 하락세가 지속될지 관심이다. 대구와 부산, 광주 등은 이미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산은 작년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급격히 올랐고 대구 광주 등도 최근 2~3년 새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해 시장 피로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충격이 얼마나 오래갈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집값은 여전히 강세여서 향후 지방 주택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대전은 2018년 2.8%, 작년 8.1% 상승한 데 이어 올 들어 5.4% 집값이 올랐다. 권 팀장은 “이달 들어 대전 지역의 상승 폭이 줄긴 했지만 인근 세종시가 최근 강세인 것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4·15 총선 이후 정부 규제 정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도 향후 지방 주택시장의 큰 가늠자다. 총선이 끝나면 각종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