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된 손정의…소프트뱅크, 창사 이래 최악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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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펀드 투자 실패로 20조원 날려손정의 회장(사진)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14일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7500억엔(약 8조46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5년 만에 첫 연간 적자이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올해 3월 결산서 8.5조원 순손실
영업손익도 2018년 2조3539억엔에서 지난해 -1조3500억엔으로 돌아섰다. 계열 투자펀드인 비전펀드에서 1조8000억엔(약 20조320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게 직격탄이었다. 비전펀드는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이 281억달러를 출자해 1000억달러 규모로 세운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이다. 미국 사무실 공유회사 위워크 상장 실패, 공유택시 우버테크놀로지의 주가 급락 등 투자회사의 주가와 기업가치가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 대상 기업의 주요 수익창출원인 여행과 부동산 부문 수요가 사라진 탓이다.비전펀드의 투자손실이 커지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지 1년 만에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영업실적은 손 회장이 1981년 회사를 세운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작년 12월까지 129억엔의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알리바바 주식 매각대금 4765억엔을 반영한 덕분에 순이익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발한 올 1~3월 1조2265억엔의 손실을 입으면서 연간 실적도 적자로 돌아섰다.
비전펀드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와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등의 주식 30조엔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재무상황은 여전히 견실하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면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2월 말 31조엔이었던 소프트뱅크그룹의 보유 주식 가치는 3월 말 27조엔으로 한 달 만에 4조엔 줄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