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쏜 북한, 남한 총선보다는 내부일정 고려한 훈련 가능성

설상가상 코로나 겹치며 대내외 체제수호 끄떡없다 과시…주민 결속 의도도

북한이 남측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두고 또다시 군사행동에 나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합동참모본부는 14일 "북한이 오늘 아침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북한의 공군기 활동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의 총선과 정치 상황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둔 북한의 군사행위는 남북간 평화와 협력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와 여당에 오히려 불리하고, 야당에는 호재가 될 수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실제로 남측 정세를 항시 주시하고 평가하는 북한 당국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은 총선을 앞두고 보수 야당에 대한 비난과 함께 남측의 총선 분위기를 싸잡아 성토하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지속 높이는 상황이다.그런 측면에서 북한의 이날 발사는 한국과 미국 등 대내외 정세에 무관하게 노동당의 정책과 일정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천명한 대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군사훈련을 지속해 체제 수호와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북한은 지난 2월 말 동부전선 부대의 합동타격훈련을 시작으로 3월에만 제7군단과 9군단 포병부대 간 포사격 대항경기 등 6차례 군사훈련을 단행했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월 29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외에 모두 군사훈련을 현장에서 지도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이달 10일 예정됐던 우리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까지 뒤로 미뤄가면서 지난 9일(보도날짜)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 포사격 경기 훈련을 지도했다.

11일에는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예하 추격습격기연대 시찰했다.

군사훈련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날 북한의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는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와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회의가 끝난 뒤 이틀 만에 이어졌다.
특히 최근 군사훈련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대부분 부대간 경기방식으로 이뤄질 뿐 아니라 북한 매체들도 훈련 사실을 공개할 때마다 자위적 훈련이라는데 방점을 두고 보도하고 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서 자신들의 발사체 발사가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라"며 청와대의 우려에 유감 표명을 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의 올해 실시한 수차례 군사훈련은 초대형방사포 등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위반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발사한 단거리 순항미사일도 공격을 위해 이동하는 함선 등을 공격하기 위한 방어에 무게를 둔 미사일이다.

북한은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전략무기 개발을 호언했음에도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자극적 행위 대신 시종일관하게 자위적 국방력 차원에 중점을 둔 저강도 군사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결국 북한의 잇단 군사행동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경제 정면돌파전을 선언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불거져 이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내치 성격에 무게가 실렸음을 보여준다.내부적으로 경제난에 지친 주민들에 애국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안보 불안을 해소하며 체제 수호를 위한 최고지도자의 헌신을 부각하며 내부 결속을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