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자매' 이재영·다영 어머니 김경희씨 "호흡 걱정 안 해요"

FA 계약 이재영·다영, 흥국생명서 한솥밥…어머니는 세터 출신
"다영이가 높은 데서 토스하면 재영이도 더 오래 뛰지 않을까요"
여자프로배구에서 '슈퍼 쌍둥이'로 이름을 날리는이재영·다영(24) 자매가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는다는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14일 '부모님 좋으시겠어요. 돈이 아니라…이젠 응원 맘 놓고 하실 수 있잖아요.

ㅎㅎㅎ'란 댓글을 달았다.

두 딸을 한국 배구의 간판으로 키운 김경희(54)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댓글처럼 딸들을 흡족하게 바라보면서 "이제 한 팀에 모였으니 더 잘하길 기대한다"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대표팀에서 세터로 뛴 김 씨는 엄마이면서 자매의 대선배이기도 하다.

이재영이 소속팀 흥국생명과 3년간 연봉과 옵션을 합쳐 연간 6억원을 보장받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현대건설에서 뛰던 동생 이다영이 흥국생명과 연간 4억원(연봉 3억원+옵션 1억원)을 받는 FA로 계약하면서 쌍둥이 자매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이래 6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전주 중산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쌍둥이 자매는 경해여중, 선명여고까지 10년간 같은 팀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김경희씨는 "둘이 한 팀에서 뛰게 돼 한편으로 좋기도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며 "현대건설에 정이 많던 다영이가 팀을 떠나와 마음이 편치 못했고 나도 그랬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이제 딸들이 한 팀에 모여있어서 (응원하러 갈 때 등) 뭐든지 시간이 단축되니 좋은 게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엄마이자 배구 선배로서 김경희씨는 딸들에게 '희생'을 강조했다. 김씨는 "배구는 단체 경기이므로 서로 양보하고 잘 도와서 다른 동료 선수들을 받쳐줄 수 있도록 두 딸이 희생해야 한다"며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로 흥국생명에도 큰 공백이 생길 텐데 두 자매가 동료들과 의기투합해서 잘 헤쳐가길 바란다"고 했다.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인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낳을 시너지 효과에 배구 팬들은 벌써 기대감을 보인다.

다만, 팀 성적이 신통치 않을 경우 둘에게 집중될 비판도 두 선수와 김경희씨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김씨는 "시너지 효과가 클 수도 있지만, 생각대로 안 될 수도 있다"면서도 "대표팀에서 둘이 호흡을 맞췄으니 한 달 정도만 같이 훈련하면 10년간 함께 했던 감각이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흡 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어 "다영이가 높은 위치에서 빠르게 토스하면 무릎이 좋지 않은 재영이도 좀 더 편안함을 느껴 배구를 더욱더 오래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길 것으로 희망한다"며 "둘 다 성장할 기회가 생겼다"고 반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