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제주, 섬 속의 섬 곳곳에서 투표…순조롭게 진행

국토 최남단 마라도 주민들, 본섬으로 나와 투표
70대 할머니 "코로나19로 자식들 말렸지만 투표했어요"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15일 제주지역 230개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날 투표시작 전인 이른 새벽부터 제주시 142곳, 서귀포시 88곳의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경로당, 체육관 등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기 시작했다.

유권자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고 발열체크와 손 소독, 비닐장갑 착용, 신분증 확인 등 필수 절차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긴 줄이 형성되자 1m 이상 사회적 거리를 두며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삼도1동 제1투표소를 찾은 김모(78) 할머니는 "낮에는 사람이 많이 모일 것 같아 아침 일찍 투표하러 나왔다"며 "자식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조심해야한다고 해서 투표하러 갈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매번 해오던 투표이고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안전한 것 같기도 해서 이번에도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 유권자 대다수는 60대 이상의 고령자였다.

투표소 확인 과정에서 혼선도 있었다.일부 유권자는 사전투표처럼 선거구에 상관없이 투표가 가능한 것으로 잘못 알고 왔다가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시 노형동 제4투표소와 제5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같은 아파트라도 1·2차나 동에 따라 투표소가 갈리면서 한라초 과학실과 한라중 체육관을 오가며 자신의 투표소를 찾는 데 바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의 부속섬인 '섬 속의 섬' 추자도와 비양도, 가파도, 우도 등에서도 섬 안에서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다.주민들은 추자도 대서리 경로당, 추자도 신양1리 경로당,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장, 가파리 경로당, 우도 생활문화센터 등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국토 최남단 섬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주민들은 본섬인 제주도로 나와 투표를 했다.

마라도에는 주소지만 둔 채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주민들이 절반 이상에 달해 섬 안에 투표소가 운영되지 않는다.
마라도에 거주하는 김은영씨(연합뉴스 통신원)와 김씨의 어머니는 전날 여객선 편으로 10㎞ 떨어진 본섬 제주 대정읍으로 나와 하룻밤을 자고 이날 대정읍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마라도 마을 안에는 실제로 4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미리 사전 투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가 없던 때에는 마라도 주민들은 한데 모여 선거일 당일 첫배나 행정선으로 투표소가 있는 대정읍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사전투표제도가 생기면서 날씨만 좋다면 각자가 알아서 투표하러 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김 통신원 "사전투표로 인해 분산 투표가 이뤄지면서 마라도에서 예전과 달리 선거일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날씨만 좋다면 쉽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 바다의 물결은 0.5∼1.0m 높이로 잔잔해 주민을 태우고 이동할 여객선 운항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자도와 비양도, 가파도, 우도의 투표함을 개표소로 호송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없는 도내 자가격리자도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제주의 자가격리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56명과 국외 입국 이력자 605명 등 661명이다.

이 중 투표의사를 밝힌 자가격리자는 11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오후 5시 2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일시적으로 자가격리자의 외출을 허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은 반드시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며, 본인의 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이나 관공서·공공기관이 발행한 신분증을 가지고 가야 한다.투표소 위치는 각 가정에 발송된 투표안내문을 확인하거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 또는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카카오)에서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로 찾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