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끝냈지만…한국GM·르노 '수출 절벽'

각각 1분기 수출 31%·62% 감소
업계 "반전의 계기 마련해야"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지난해 임금협상이 해를 넘겨 마무리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두 회사 모두 ‘수출 절벽’에 직면해 있어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8만652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4% 감소했다. 내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효과로 전년보다 14.4% 증가한 1만9044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1.0% 감소한 6만7484대에 그쳤다.

한국GM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서 수출이 81%를 차지했을 정도로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다. 회사는 올해 직접 생산한 트레일블레이저를 앞세워 수출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트레일블레이저 출시가 지연되면서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존 주력 수출 차종인 소형 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도 모델 노후화로 판매가 줄고 있다. 내수와 수출을 합쳐 2012년 연간 80만 대 수준이던 한국GM 판매량은 지난해 41만 대 수준으로 7년 만에 반토막 났다.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부평·창원 공장 생산설비 규모는 연 80만 대인데 판매량은 절반 수준”이라며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을 확대해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르노삼성도 새 SUV XM3 출시 덕에 올 1분기 내수 판매량이 작년보다 20.1% 늘어난 1만9988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62.8% 급감한 8402대에 그쳤다. 게다가 수출은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국 등으로 연간 10만 대를 수출해오던 SUV 로그의 생산이 지난달로 끝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완성차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로그가 사라지면 부산공장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XM3를 제외하고는 올해 나올 신차가 없어 내수 시장 판매량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회사는 모기업인 르노그룹을 통해 XM3를 수출해야만 안정적인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르노가 회사의 XM3 수출물량 배정의 전제 조건으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내세운 만큼 이번 임금협상 타결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르노그룹과 협의해 수출 주력 모델인 로그를 XM3로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