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위가 오늘은 2위…들쑥날쑥 여론조사에 16곳이 '엎치락뒤치락'

선거가 사실상 ‘양자 대결’로 치러지면서 주요 접전 지역의 후보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각종 여론조사마다 1, 2위가 바뀌는 등 선거 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지역구도 많았다.

15일 각 여론조사업체와 후보자 캠프에 따르면 전 지역구에서 후보자 간 1, 2위 지지율 순위가 뒤바뀐 적이 있는 곳은 16곳에 달했다. 하루 만에 여론조사 순위가 뒤집어진 사례도 있었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4~5일 시행한 동작을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지지율은 44.1%,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0.9%였다. 반면 엠브레인의 5~6일 조사에선 이 후보가 47.2%, 나 후보가 34.3%였다.서울 송파을, 경기 고양정, 부산 부산진구갑 등도 여론조사마다 후보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엠브레인이 7일 실시한 송파을 여론조사에서 배현진 통합당 후보는 42.5%의 지지를 얻어 최재성 민주당 후보(36.1%)를 눌렀다. 2~4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최 후보가 43.0%로 배 후보(41.0%)를 앞섰다. 부산진구갑은 총 14번의 여론조사 중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11번,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3번 이겼다.

여론조사에서 1, 2위 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던 지역구도 70곳이나 됐다. 20대 총선 때 불었던 ‘국민의당 돌풍’ 등 제3당의 존재감이 이번 총선 정국에선 드러나지 않으면서 상당수 지역구가 ‘양자 구도’로 흘렀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종 승부가 5%포인트 미만 격차로 결정된 지역구도 많았다. 경쟁 후보와 0.4%포인트 차이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었던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후보는 “초접전 양상이어서 나는 물론 상대 후보도 긴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들쑥날쑥’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일각에선 조사 신뢰도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방법엔 공인된 ‘가이드라인’이 없다. 조사업체가 전화의 종류(유·무선), 질문 방식(자동응답·전화면접), 여론조사 대상(무작위 추출번호·안심번호·조사기관이 구축한 번호) 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보수 진영에선 무선전화 비율이 높을 경우 ‘숨은 보수표’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무선전화가 보편화한 상황에서 집 전화 비율을 과도하게 높이면 조사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도 있다.▶제21대 총선 실시간 개표 현황 및 결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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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