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동티모르 교민이 행사한 63표, 사상 첫 현지 개표

비행기 끊겨 투표지 한국 못 보내…대사관서 개표 완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동티모르 한국 교민 63명이 행사한 소중한 표가 15일 오후 9시 5분께 모두 개표 완료됐다. 동티모르의 시간대는 한국과 같다.
본래 재외투표지는 투표가 끝나고 외교행낭을 통해 한국으로 보내지만,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동티모르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가 끊겨 사상 처음으로 현지 개표가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동티모르의 한국 교민 220여명 가운데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단원 94명을 포함한 110여명이 귀국하고 현재 절반 정도가 남았다. 당초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동티모르의 재외 유권자 156명 가운데 89명이 선거일 전에 귀국했다.

현지에 남은 교민 67명 가운데 63명이 이달 3∼6일 실제 투표에 참여했다.

개표는 이날 오후 6시 15분께 동티모르 재외선거관리위원회가 대사관에서 시작해 2시간 50분 만에 완료됐다. 63표였지만 51개 선거구의 개표상황표에 손으로 일일이 기록하고 확인해야 해서 시간이 걸렸다.

개표 결과는 스캔한 뒤 온라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발송됐다.
이친범 주동티모르 대사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아무 문제 없이 현지투표와 개표가 이뤄져 감개무량하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인 표의 무게를 생각해 21대 국회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동티모르 정부는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 3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국가 봉쇄' 상태다.

한편, 이날 동티모르뿐만 아니라 피지, 아프가니스탄, 니카라과, 마다가스카르, 코스타리카 등 총 17개국 18개 재외공관에서 현지 개표가 이뤄졌다.

공관개표 결정은 2012년 재외선거제도가 시행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