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인]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 탈환…재선 고지 오른 강기윤

'진보정치 1번지' 경남 창원 성산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강기윤 당선인은 스스로를 '마당쇠'라 부른다.

부지런한 지역 심부름꾼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창원 성산은 국내 최대 기계산업 집적지인 창원국가산단에 근무하는 노동자 유권자가 많은 지역이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선거 때마다 진보진영 후보와 힘겹게 겨뤄야 해 통합당 계열 보수정당에는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지사 2회, 재선 국회의원 등 출마한 선거마다 이겨 '선거의 달인'으로까지 불렸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조차 이번 총선 때 중앙당 공관위의 창원 성산 차출 요구를 거부하고 탈당해 고향에서 출마했을 정도다.

조직화한 진보진영에 맞서 강 당선인은 지역 토박이인 점과 지역구 곳곳을 훑고 다니는 부지런함으로 맞섰다.

창원시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탈원전 정책)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 두산중공업이 있는 곳이다. 최근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이 일감이 줄어들면서 고용 위기가 현실화했다.

그는 이번 선거 내내 탈원전 정책을 막아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호소하는 방법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진보진영 분열도 강 당선인 승리에 일조했다. 강 당선인은 창원 성산에서만 18대∼20대 총선,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이번 21대 총선까지 5번 연속 출마했다.

성적은 2승 3패.
19대 총선 때 진보진영 단일화 실패로 노동계 출신 유력 후보 2명이 동시에 출마한 틈을 타 첫 금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20대 총선 때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노회찬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와 진보 단일화를 하면서 큰 표 차로 졌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때는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에게 504표(0.54%) 차이로 졌다.

이번에는 민주당·정의당·민중당 등 범진보 3당이 단일화에 실패하는 등 선거 구도가 통합당에 유리하게 흐르면서 재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경남 정치인 중에서 손꼽히는 재력가이기도 하다.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일진금속공업 대표이사인 강 당선인은 자신과 부인, 장남을 합쳐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을 합쳐 96억7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1대 총선 경남 후보 중에서 가장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