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인] 36세 청년 장철민, 관록의 이장우 꺾고 이변 연출

'각종 여론조사·방송사 출구조사 열세' 평가 딛고 역전 홈런
홍영표 의원 보좌관 출신…"젊은 피로 정치 개선"
36세 청년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당선인은 21대 국회의원 총선 시작 전 대전의 언더독(승산이 희박한 경쟁자)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지역구인 동구가 대전의 대표적인 보수 텃밭인 데다 3선을 노리는 미래통합당 이장우 후보라는 산까지 버티고 있어서였다.

장 당선인은 그러나 세간의 예측을 비웃듯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가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대이변을 연출했다.

대전에서 태어난 그가 정치에 입문한 건 28세 때인 2012년이다.

당시 홍영표 의원실에 7급 정책 비서로 들어간 뒤 5년 만에 보좌관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정치에 대한 이해가 빠른 것은 물론 7급 비서부터 4급 보좌관까지 활동하며 정부 정책 결정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서는 2급 상당인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까지 지냈다.
그는 지난해 9월 홍영표·이철희 의원과 함께 동구에서 토크콘서트를 한 것을 시작으로 발품을 팔며 지역구 발전을 위한 비전을 주민과 나눴다.

'젊은 힘 여당의 힘'을 슬로건으로 삼고 출사표를 던진 장 당선인은 집권 여당의 젊은 정치인을 키워달라는 간절함을 유권자에게 전했다고 한다.

장 당선인은 앞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가 좋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청년의 진출"이라며 "젊은 청년들이 어려운 지역에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증명했다.

장 당선인 이모 김미화(66)씨는 "중학교 때부터 통일 이후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등 정치에 대한 안목이 남달랐다"며 "대전 동구가 낙후돼 있다는 인식을 장 당선인이 깨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장 당선인은 대전 지역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인이라는 타이틀도 달게 됐다.

시민 김종섭(65)씨는 "보수세 강한 대전 동구를 뒤집어놓은 것"이라며 "당선인도 낙선인도 유권자들의 선택이 무슨 뜻인지 잘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표 막바지에 선거 사무소에 들어선 장 당선인은 지지자 환호 속에 캠퍼스 커플로 만난 배우자 이시은 씨를 안아주며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는 의정 활동 포부로 "유세 내내 지지자께서 초심을 잃지 말라. 겸손하면서 약속을 지켜라. 당 내에서도 할 말을 하고 소신을 지키라고 신신당부하셨다"며 "이런 것들을 지키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