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인] 민경욱·이정미 등 현역 2명 꺾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당선인이 미래통합당 민경욱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후보 등 현역 국회의원 2명을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 당선인은 4·15 총선 인천 연수을 선거구에서 재선을 노리던 민 후보와 정의당 당 대표를 지낸 이 후보를 누르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충남 보령 출신으로 용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점 외에는 인천과 별다른 연고가 없어 선거전 초반에는 다른 두 후보에게 열세였다.

특히 정 당선인은 불과 작년 6월 연수을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주민 사이에 인지도도 낮았다.

민 후보가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비례대표 의원인 이 후보도 2016년 말 송도로 이사를 한 뒤 표밭을 다져온 것과는 대조됐다. 그러나 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반감을 가지는 유권자가 늘면서 정 당선인의 지지율도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중도 진보층 유권자 사이에서 사표를 우려해 이 후보 대신 정 당선인에게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진보 진영 내에서는 민 후보를 꺾기 위해 정 당선인과 이 후보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정 당선인은 줄곧 "단일화 없이 승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동시에 그는 국토교통부에서 30년을 근무하고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이력을 강조하며 교통·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홍보하는 데 주력한 끝에 첫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정 당선인은 "막말 정치 시대를 끝내고 품격 정치, 일하는 정치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인의 승리는 연수구가 독립 선거구로 분리된 15대 총선 이후 연수을에서는 24년 만에 이룬 민주당 후보의 첫 승리이기도 하다. 연수구에서는 15대 서한샘, 16∼19대 황우여 등 통합당 계열 정당 후보가 의석을 독식했고, 갑을로 나뉜 20대 총선 땐 연수갑에서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연수을에서 통합당 민경욱 후보가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