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방송, KBS 시청률 압승

MBCvsSBS 치열한 2위 경쟁

선거 개표방송, 화려한 그래픽부터
개표현황, 적중률 높은 예상까지 '경쟁'
유시민·박형준 섭외 KBS
개표현황 분석부터 향후 관측까지
/사진=KBS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개표현황을 KBS를 통해 확인했다.

1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결과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개표 방송에서 KBS가 이날 저녁 오후 5시 45분부터 16일 새벽 2시까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KBS 1TV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은 1부 3.4%(전국 가구 시청률, 이하 동일기준), 2부 11.7%, 3부 10.5%, 4부 9.6%, 5부 60.0%를 기록했다. 특히 선거 결과를 총정리하는 '9시 뉴스'의 경우 15.2%까지 시청률이 올라갔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방송된 MBC '선택2020'은 1부 4.9%, '뉴스데스크' 6.3%, 3부 6.9%, 4부 5.3%, 5부 2.5%에 그쳤다.

오후 4시부터 편성된 SBS '2020 국민의 선택'은 1부 1.7%, 2부 3.8%, '8뉴스' 6.9%, 3부 7.1%, 4부 5.6%, 5부 2.5%였다. 유료플랫폼을 기준으로 측정된 종합편성 채널의 경우 TV조선과 JTBC만 시청률 1%를 넘겼다.

이날 선거 방송은 각 방송사들이 심혈을 기울인 그래픽과 적중률 경쟁이 펼쳐졌다. 특히 JTBC '썰전'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형준 교수라는 대표적인 진, 보수 논객을 섭외하는데 성공한 KBS는 선거 결과를 보기 위해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범여권이 18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던 유시민의 예측이 들어맞으면서 달라지는 표정을 직집 엿볼수도 있었다. MBC의 경우 이수진 당선자가 확정되기 전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와 경합을 소개하던 중 "언니, 나 싫어하죠?"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여성연예인들끼리 논란이 됐던 발언을 선거 개표방송에서 왜 사용했냐는 항의가 MBC 시청자 게시판에 빗발치기도 했다.

KBS는 적중률 높은 예측이 시청률을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지금껏 총선은 출구조사의 무덤이었다. 대선이나 지방선거에서 거의 100%의 적중률을 보여온 것과 달리 2010년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가 시작된 이후 유독 총선에서만은 1당 예측에 성공하지 못했다. 더구나 사상 최고의 사전투표율과 코로나 국면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치러진 출구조사였기 때문에 예측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방송 3사 가운데서도 실제 의석수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예측의 정확도를 재확인했다. 김대영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국내 최고의 통계학자 등과 협업해 마련한 KBS 자체 의석수 예측 알고리즘이 주효한 결과"라고 평했다.또한 KBS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총선 파일럿 프로그램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을 제작하며 총선 민심을 추적해왔다. '정치합시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아온(build-up) 출연자들간의 호흡, 예측들, 축적된 데이터, 시민 인터뷰와 지역의 랜드마크 스케치가 고스란히 KBS 개표방송에 녹아들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평가이다. 유시민이사장과 박형준 교수 역시 '정치합시다' 출연자이다.

박형준 교수는 미래통합당 선대 위원장을 맡으며 하차했던 박형준 교수가 다시 합류해 그동안 선거운동을 주도하며 느낀 소회와 선거결과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향후 중도보수의 재건에 대한 청사진 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이 밖에도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가 한국 총선을 앞두고 KBS 선거방송단과 가진 단독 인터뷰 내용도 소개됐다. 박태서, 정세진, 이소정, 박노원, 이광용, 이현주, 김솔희, 김원장 등 메인 앵커진이 총출동해 다채롭고 활기찬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KBS는 개표방송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과 본회의장 앞 잔디밭 전체를 세트로 활용하는 초대형 개표방송 세트를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AR 드론이 한강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드나들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거대한 데이터쇼를 펼치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국회 잔디밭에 마련된 유리 세트인 'K-큐브'에서 '정치합시다' 패널들이 심도 깊은 정치 토크를 이어가는 동안 LED 및 바닥 조명과 국회 야경이 어우러진 화려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뮤직뱅크'가 녹화되는 KBS 최대 실내 스튜디오에서는 '듀얼 K-월'로 이름 붙여진 24m의 직각 대형 LED 월을 뼈대로 하는 대형 세트가 마련됐다. '듀얼 K-월'은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 구도를 박진감 있게 전달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됐다.

국회 야외 세트가 압도적인 비주얼이라는 시청자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기획이라면, 실내 세트에서는 한층 복잡해진 선거 결과를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실내 데이터 쇼가 연출되며 개표방송 몰입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K-터치'로 명명된 대형 터치스크린에는 총선과 관련해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선거 정보들이 모두 입력되어 선거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출구조사는 물론, 개표 데이터, KBS가 지금까지 3억여 원을 들여 축적해온 여론조사 데이터까지 각종 선거 데이터를 망라해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재석, 신지혜 기자를 필두로 입담을 자랑하는 최고의 평론가들이 데이터에 기반해 코로나의 영향, 18세 표심, 지역구도와 같은 관전 포인트를 짚어가며 깊이 있는 해석을 가미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주요 지역구의 경우에는 동별로 개표 데이터를 보여줌으로써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벌인 지역구 결과를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다.한편 이날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63석, 비례대표까지 더해 180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103석, 정의당이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이 3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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