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권 잡고 대권으로' 문재인 모델 따를까

당권·대권 분리규정 제약…'슈퍼여당' 진두지휘 요구 높아질수도
4·15 총선을 거치며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한층 공고화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이 오는 8월 당권에 도전할지 주목된다.민주당의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8월 24일 이해찬 대표의 임기 종료에 맞춰 열릴 예정이다.

새 당 대표는 총선 압승으로 '슈퍼 여당'이 된 민주당을 진두지휘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초래되는 경제·사회적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대선 경쟁 구도로 들어가기 전에 당의 전열을 정비할 책무를 안고 있다.이 위원장의 정치적 중량감을 고려했을 때 당권 도전 여부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정치 1번지' 종로 선거에 당선됐을 뿐 아니라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전체 선거운동을 이끌며 당 리더십 전면에 서게 됐다.

당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당권 장악 후 대권 잡기에도 성공한 문재인 대통령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문 대통령은 2015년 2월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도전해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박지원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론'을 내세워 유력 대선주자였던 문 대통령을 향해 공세를 펼쳤지만 접전 끝에 문 대통령이 승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듬해 1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등판과 함께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2017년 5월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무게를 싣는 쪽은 이 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하고 당의 재정비를 지휘해야 향후 당내 대선 경쟁 구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당권 확보를 통해 확실한 자기 세력을 구축할 수도 있다.

문제는 '대선에 나가는 당 대표는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상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다.

차기 대선은 2022년 5월에 있기 때문에 만약 당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내년 5월에 사퇴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 후보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당권 경쟁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갈등이 불가피하게 표출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대권가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당내 여론이 어떤 식으로 형성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면 당권·대권 분리규정에도 당 대표직 도전 가능성이 있다.

전날 이 위원장은 향후 당내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국난 극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도 "당내 지혜가 모이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향후 역할과 관련해선 당 안팎으로부터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