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글로벌 패션기업 80% 문 닫을 것"

맥킨지, 패션 전망 보고서 수정
"올들어 주요기업 시총 40% 증발"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가 지난해 말 발표했던 ‘2020 글로벌 패션 전망 보고서’를 수정해 다시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망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수정된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간 매장 영업을 중단하면 80%가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파산 위기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는 글로벌 패션기업들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분석했다.맥킨지는 “올해 초 2조5000억달러(약 3070조원)였던 글로벌 패션기업 시가총액의 40%가량이 이번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증발해버렸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패션(의류·신발)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27~30%, 명품 시장은 35~3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은 ‘퍼펙트 스톰’에 비유했다. 퍼펙트 스톰은 큰 태풍이 아닌데도 다른 자연재해와 겹쳐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을 겪고 있던 패션업계에 코로나19라는 태풍이 닥쳤다는 얘기다.코로나19 이후의 대응책도 제시했다. “이번 사태로 제조, 유통, 판매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 세계 패션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이를 재정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글로벌 패션기업들에 “침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핵심 사업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과잉 재고 소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 판매가 증가해도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더 커진 만큼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기업이 자금난에 처하게 되면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위기 상황을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