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의 '미 경제 재개'…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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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단 하나만 보고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524만명에 달하는 등 연일 재앙같은 경제 지표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날도 주요 지수는 상승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약진에 힘입어 나스닥은 연초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시장이 보는 건 바로 경제 재개입니다.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되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열망입니다.장 마감 직후 바이오회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시카고 의대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회사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16% 폭등했습니다. 효과가 완전히 확인된 게 아니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일 겁니다.
덕분에 주요 지수선물도 3%대 상승세(동부시간 오후 7시 기준)를 보이고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고대로 3단계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정확한 날짜를 준 건 아닙니다. 각 주 주지사들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날 뉴욕주 등 동부 6개주는 경제 재개시점을 5월15일로 다시 보름 연기했습니다.미국 경제는 언제 재개될까요. 그리고 재개는 어떻게 이뤄질까요.모건스탠리는 지난 14일 구체적 경제 재개 과정과 그 조건을 명시한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합니다.“이제 끝이 아닙니다. 끝의 시작조차 아닙니다."
윈스턴 처칠은 1942년 연합군이 주요 승리를 거둔 뒤 이같이 말했다.
우리(모건스탠리)는 처칠의 이 유명한 말이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이 격심한 전염병 확산기에서 현재의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경제를 다시 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믿는다.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며 2021년 봄 백신을 구할 수 있을 때만 이런 제약은 끝날 것이다.▷앞으로 나아갈 길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발병 사례의 증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뒤, 이제 시장은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의 신규 발병 건수는 안정되기 시작했다.
낙관론에 대한 시장의 열망은 이해하지만 미국의 발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개의 피크(정점)를 갖는 모델을 만들었다.
뉴욕 중심의 동부해안 지역은 4월 중순~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나머지 주들은 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동부해안 지역의 경로를 천천히 따라갈 것으로 추정한다.▷일터 복귀를 위한 예상 일정 및 이정표 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은 하루 1만~1만50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수준일 것이다. 1차 대유행(매일 3만~3만5000명)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매우 긴 꼬리를 가질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이 걸린 시간의 4배, 이탈리아보다는 2배나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는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용 및 감염 테스트의 부족 때문이다.
뉴욕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테스트를 했지만 인구당 테스트 비율을 보면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심각했던 지역인 대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추정할 때 미국의 초기 경제 재개는 빨라도 5월 중순~말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상으로의 귀환
경제 재개는 쉽지 않으며 한꺼번에 열기도 어렵다. 모두가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신뢰를 갖고 일터로 돌아가는 건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 가능하다.
① 급증할 수 있는 환자를 수용할 병원의 능력
② 새로운 '핫스팟'(집중 감염지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테스트 능력 및 이를 지원하는 충분한 공중보건 인프라
③ '핫스팟'을 줄이기위한 강력한 감염원 추적 능력
④ 광범위한 혈청검사 시행 능력(면역이 생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일터로의 복귀 과정은 올 여름부터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집단면역(60% 이상 백신 접종)이 생기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풀 수 없고, 그런 측면에서 백신을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기 전까지 대다수 근로자가 제대로 직장에서 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또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홀, 테마파크 등 대규모 관중이 모이던 곳도 계속 폐쇄되거나 아니면 관중 수준이 발병 이전의 10~25%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코로나바이러스 정점 예상 및 일터 복귀 지연을 감안해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예상을 바꿨다. 미국 경제는 2분기 38% 위축되고, 3분기에도 약한 반등만이 있을 것이다.
엘렌 젠트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 2021년 말까지는 경제 활동이 바이러스 발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 진행
우리가 제기한 이런 경제 재개 경로에 대한 중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약물 개발이 바이러스와 공공보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백신만이 전염성 질병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을 제공 할 수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백신 후보 약물의 개발 성공 전에라도 매우 적극적으로 대규모 백신 제조에 투자해야한다. 정부가 지금 백신 생산 능력을 구축해야만 2021년에 요구될 수십억개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유망한 항바이러스제 및 항바이러스 요법은 개발 과정에 있다. 데이터 수집은 지난 4월에 시작돼 늦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약물 중 적어도 일부가 성공적일 수 있으며, 중증 질병을 좀 더 가벼운 질병으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런 결과는 병원에 가해질 잠재적 부담을 줄이고 백신이 제공되기 이전에 더 광범위한 경제 재개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치료제, 그리고 이후 백신이 출시되면서 시장은 미국 경제의 느린 회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성장을 주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524만명에 달하는 등 연일 재앙같은 경제 지표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날도 주요 지수는 상승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약진에 힘입어 나스닥은 연초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시장이 보는 건 바로 경제 재개입니다.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되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열망입니다.장 마감 직후 바이오회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시카고 의대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회사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16% 폭등했습니다. 효과가 완전히 확인된 게 아니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일 겁니다.
덕분에 주요 지수선물도 3%대 상승세(동부시간 오후 7시 기준)를 보이고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고대로 3단계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정확한 날짜를 준 건 아닙니다. 각 주 주지사들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날 뉴욕주 등 동부 6개주는 경제 재개시점을 5월15일로 다시 보름 연기했습니다.미국 경제는 언제 재개될까요. 그리고 재개는 어떻게 이뤄질까요.모건스탠리는 지난 14일 구체적 경제 재개 과정과 그 조건을 명시한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합니다.“이제 끝이 아닙니다. 끝의 시작조차 아닙니다."
윈스턴 처칠은 1942년 연합군이 주요 승리를 거둔 뒤 이같이 말했다.
우리(모건스탠리)는 처칠의 이 유명한 말이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이 격심한 전염병 확산기에서 현재의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경제를 다시 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믿는다.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며 2021년 봄 백신을 구할 수 있을 때만 이런 제약은 끝날 것이다.▷앞으로 나아갈 길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발병 사례의 증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뒤, 이제 시장은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의 신규 발병 건수는 안정되기 시작했다.
낙관론에 대한 시장의 열망은 이해하지만 미국의 발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개의 피크(정점)를 갖는 모델을 만들었다.
뉴욕 중심의 동부해안 지역은 4월 중순~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나머지 주들은 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동부해안 지역의 경로를 천천히 따라갈 것으로 추정한다.▷일터 복귀를 위한 예상 일정 및 이정표 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은 하루 1만~1만50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수준일 것이다. 1차 대유행(매일 3만~3만5000명)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매우 긴 꼬리를 가질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이 걸린 시간의 4배, 이탈리아보다는 2배나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는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용 및 감염 테스트의 부족 때문이다.
뉴욕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테스트를 했지만 인구당 테스트 비율을 보면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심각했던 지역인 대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추정할 때 미국의 초기 경제 재개는 빨라도 5월 중순~말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상으로의 귀환
경제 재개는 쉽지 않으며 한꺼번에 열기도 어렵다. 모두가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신뢰를 갖고 일터로 돌아가는 건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 가능하다.
① 급증할 수 있는 환자를 수용할 병원의 능력
② 새로운 '핫스팟'(집중 감염지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테스트 능력 및 이를 지원하는 충분한 공중보건 인프라
③ '핫스팟'을 줄이기위한 강력한 감염원 추적 능력
④ 광범위한 혈청검사 시행 능력(면역이 생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일터로의 복귀 과정은 올 여름부터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집단면역(60% 이상 백신 접종)이 생기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풀 수 없고, 그런 측면에서 백신을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기 전까지 대다수 근로자가 제대로 직장에서 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또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홀, 테마파크 등 대규모 관중이 모이던 곳도 계속 폐쇄되거나 아니면 관중 수준이 발병 이전의 10~25%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코로나바이러스 정점 예상 및 일터 복귀 지연을 감안해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예상을 바꿨다. 미국 경제는 2분기 38% 위축되고, 3분기에도 약한 반등만이 있을 것이다.
엘렌 젠트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 2021년 말까지는 경제 활동이 바이러스 발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 진행
우리가 제기한 이런 경제 재개 경로에 대한 중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약물 개발이 바이러스와 공공보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백신만이 전염성 질병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을 제공 할 수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백신 후보 약물의 개발 성공 전에라도 매우 적극적으로 대규모 백신 제조에 투자해야한다. 정부가 지금 백신 생산 능력을 구축해야만 2021년에 요구될 수십억개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유망한 항바이러스제 및 항바이러스 요법은 개발 과정에 있다. 데이터 수집은 지난 4월에 시작돼 늦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약물 중 적어도 일부가 성공적일 수 있으며, 중증 질병을 좀 더 가벼운 질병으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런 결과는 병원에 가해질 잠재적 부담을 줄이고 백신이 제공되기 이전에 더 광범위한 경제 재개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치료제, 그리고 이후 백신이 출시되면서 시장은 미국 경제의 느린 회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성장을 주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