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K뷰티 휘청…LG '후' 14년만에 성장 멈추나

▽ 1분기 영업이익, 시장예상치 하회 전망
▽ 면세점 및 중국 악화로 화장품 매출 15%↓
▽ 코로나19 영향 장기화…"2분기는 회복"
후의 천기단 화현아이세럼. 브랜드 후는 화장품 부문 매출액의 78.6%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 후 인스타그램)
럭셔리 K뷰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휘청이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후'를 보유한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은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 부진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면 14년 만에 성장세가 멈추게 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2753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은 1조7219억원으로 8.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액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962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5%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액도 34% 감소했고, 백화점에서의 매출액도 20% 수준으로 하락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현지 매출도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중국 현지 매출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매장 영업 일시 중지 및 영업시간의 단축 영향이 클 전망"이라며 "중국 온라인 채널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데, 티몰 등 온라인 플랫폼 물류는 정상화의 7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실제로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면 14년여만에 성장세가 멈추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 LG생활건강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분기, 59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특히,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1조1764억원으로 신기록까지 세웠다. 럭셔리 브랜드 후는 지난해 연 매출 2조5836억원을 달성했다. 후는 화장품 부문 매출액의 78.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LG생활건강에 대한 목표주가를 모두 낮추고 있다. KB증권과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45만원으로 낮췄으며, DS투자증권도 149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은 모두 150만원으로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2분기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겠만, 1분기보다는 감익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국내 채널은 2분기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일본 사업은 2분기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강한 이익 체력으로 타사보다 감익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상화 시 현지에서 가장 견조한 LG생활건강의 회복이 예상되며, 뉴에이본과 피지오겔 인수 효과로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성장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생활용품과 음료 등 필수재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LG생활건강은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