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소비 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아직 확정되지 않은 속보 지표지만, 카드 국내승인액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음식·숙박·도소매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방문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기획재정부가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 담긴 3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4.3% 줄었다.2017년 10월(-0.8%)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해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2월(-30.6%)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할인점 매출액은 13.8% 감소했다.2월(-19.6%)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줄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3.6% 증가했지만 2월(36.5%)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1.9% 증가하면서 2월(-24.6%)의 부진을 만회했다.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96.5% 줄어 월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때보다 더 큰 낙폭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음식·숙박·도소매 등 서비스업의 생산과 관련 고용에 타격을 미친다.
2월 소매판매는 6.0% 감소했다.
역시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설비투자 역시 4.8% 줄었다.
2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해 2011년 2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광공업(-3.8%), 서비스업(-3.5%)이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3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위축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3월호와 비교하면 한층 더 비관적으로 판단한 셈이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각국의 적극적 정책 대응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실물지표가 악화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내수·고용·수출 반등 시점은 코로나19 상황 종식 시점과 같기 때문에 해당 시점을 내부적으로 관찰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조금씩 안정되고 있지만 이 지표만으로는 경제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실물경제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관련해 "마이너스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고 최근 지표를 보면 1분기가 상당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마이너스 여부를 현 상황에서 말하기는 어렵고 내주 한국은행의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 밖의 주요 지표를 보면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천명 감소해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며 코로나19의 충격을 보여줬다.
3월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하루평균 주식거래대금은 18조5천억원으로 2월(14조2천억원)보다 늘었다.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 하락, 장기물 상승 등 혼조세가 나타났다.주택시장은 매매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전셋값 상승 폭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