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분기엔 3% 성장" 자신하지만…美·유럽 코로나 진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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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中 1분기 성장률 -6.8% 기록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생산·소비·투자·수출 등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주요 축이 충격을 받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2분기 이후 급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공장 가동·경제 활동 재개
제조업 지표 개선…인프라·부동산 투자도 늘어
"전면회복은 아직…해외수요 감소로 침체 지속" 반론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예견된 것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증가율 6.0%보다 12%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공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해부터 분기별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6%대까지 밀렸는데 올해 1분기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시장에선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 1월 23일 중국 정부는 진원지인 인구 1100만 명의 우한을 전격 봉쇄하는 등 전국적인 규모의 ‘셧다운(일시정지)’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두 달 가까이 중국 전역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인력과 물류 이동도 제한됐다. 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투자 실적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3월 들어 하락폭 둔화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함에 따라 공장 가동과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경제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3월 생산·소비·투자 실적은 전달보다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활력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6.2%)는 물론 전달(-13.5%)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중국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전달(-20.5%)보다 감소율이 낮아졌다. 인프라 시설, 부동산, 기계장비 투자 동향을 나타내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6.1%로 2월(-24.5%)보다 소폭 좋아졌다. 지난달 도시 실업률은 5.9%로 관련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치였던 2월(6.2%)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나온 경제 지표도 눈에 띄게 반등했다.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으로 역대 가장 낮았던 2월(35.7)보다 큰 폭 상승했다. 민간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1로 뛰었다. 제조업 PMI는 기준선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세를 뜻한다. 3월 수출도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하는 데 그쳐 전달(-17.2%)에 비해 감소 폭이 크게 둔화했다.2분기 성장률 전망은 엇갈려
중국 내 전문가들은 3월 지표를 봤을 때 중국 경제가 전면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지난 2월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2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천웨이둥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이 여전하겠지만 중국 경제는 2분기 3%대 중반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바오량 중국국가정보센터 수석연구원도 “2분기 중국 경제가 3% 안팎의 반등을 하고 연간 성장률은 2.5%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하지만 일각에선 3월부터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번지면서 2분기에도 중국의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 수요 감소로 생산 위축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소비 감소와 실업 증가 등의 후폭풍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다른 국가와 교역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노력만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1분기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올해 말까지 실현하겠다고 밝힌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오캉은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것을 뜻한다. 중국 공산당은 2020년까지 GDP를 2010년의 두 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중국은 올해 5.6%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