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고가 아파트 최고 13억 '뚝'…강남발 집값 하락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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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발 집값 하락세 확산서울 강남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 부산 등 지방 광역시 대형 아파트값이 10억원 넘게 급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 가격이 먼저 빠진 후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지방 순서로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는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대구 수성구 등
◆부산·대구 고가 아파트, 최고 13억 '뚝'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23㎡(74층)은 지난달 초 25억1827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9월까지 37억9840만원(77층)에 팔리던 아파트지만 6개월여만에 1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 말 입주에 들어간 새 아파트 대형 면적 가격도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엘시티더샵’ 전용 186㎡(15층) 분양권은 지난 15일 23억83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작년 12월 거래(30억9700만원)와 비교해 7억원가량 급락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 물건은 18억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며 “가격이 많이 내렸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에서도 대형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감지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3가 ‘수성3가롯데캐슬’ 전용 184㎡는 지난 2월 14억93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작년 8월(16억1500만원)과 비교해 1억2000만원 이상 내렸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범어동의 ‘범어메르디앙웨스턴카운티’ 전용 133㎡도 8억8250만원에 손바뀜해 작년 말(9억7850만원)보다 1억원가량 밀렸다. 역대 신고가(11억3500만원)와 비교하면 2억5000만원 넘게 하락했다.◆강남발 부동산 하락세, 지방 광역시로 남하
최근 지방 대도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 가격이 2억원에서 최대 13억원씩 떨어지면서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급등 현상이 지방 광역시로 남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투자 심리를 이끌었던 지역 호재들도 소진되면서 매수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달 13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떨어졌다. 지난주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며 작년 10월 넷째주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지방 집값은 이번주에도 내리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지방 주택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부산·광주·대구·울산·대전 등 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도 지난주 0.1% 하락하며 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집값이 전주 대비 0.04% 낮아져 5대 광역시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산과 광주는 각각 0.03%씩 떨어졌다.
서울에 이어 지방 집값도 하락세가 지속될지 관심이다. 대구와 부산, 광주 등은 이미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였다. 공시가 인상 여파가 지방 대장주 아파트로까지 번지면서 따른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지는 중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투자심리 약화에 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집값 하락세가 지방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및 대출 규제, 보유세 부담 등으로 관망세가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 충격이 얼마나 오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