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치솟은 한진칼…경영권 분쟁 다시 불붙나

외국인 순매수로 10만원 돌파
한진칼 주가가 역대 최고치인 10만원을 돌파했다.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것이라는 관측에 매수세가 몰렸다.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KCGI)이 각각 4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 다툼이 격화되면 한 주 한 주가 ‘귀한 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칼은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일 대비 28.82% 오른 10만9500원에 마감됐다. 한진칼 주가가 10만원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진칼 주식 가운데 10% 남짓만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조 회장 측이 47.7%, 3자연합이 42.7%를 갖고 있다.

경영권에 도전하는 3자연합은 4~5%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56.67%의 찬성표를 획득, 연임에 성공했다. 3자연합은 곧장 지분을 늘리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KCGI는 지난 1일 총 36만5370주(지분율 0.62%)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9.36%가 됐다. 조 회장도 우호 지분만으로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일각에서는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이번 총선 이후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 여파로 대한항공 등 관련 주식도 덩달아 뛰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6.63% 오른 2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우(13.43%) 한진칼우(24.86%)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주가는 실적이나 시장 호재가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