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정동극장 기획공연 재개…연극 '흑백다방'·토크 콘서트로 '시동'

'코로나 셧다운' 후 약 두 달만
"거리두기 좌석제 등 안전 조치"
오는 22~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흑백다방’.
서울 예술의전당과 정동극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기획 공연을 두 달여 만에 재개한다.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비상으로 격상된 이후 문을 걸어 잠근 국공립 공연장의 셧다운(일시 운영중단)이 일부 해제되는 것으로 침체된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22~26일 연극 ‘흑백다방’을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2020 연극의 해’를 맞아 예술의전당이 대학로 신진 연극단체 등에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공연 중 하나다.극단 후암이 제작해 2014년 초연된 ‘흑백다방’은 1980년대 민주화 시절 발생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그린 2인극이다. 부산 남포동에서 상처받은 사람에게 상담을 해 주는 ‘다방주인’에게 과거의 사람인 ‘손님’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방주인 역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립극장장을 지낸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맡는다. 손님 역으로 초연부터 김명곤과 함께 출연했던 윤상호가 이번 무대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예술의전당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기획 공연을 무대에 올릴 방침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공간을 무기한 폐쇄하기보다 순차적으로 공연장을 열어 침체된 공연계를 활성화하고자 한다”며 “두 좌석당 한 사람이 앉도록 하는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관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동극장도 다음달 1일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로 공연을 재개한다. 이 콘서트는 5~11월에 걸쳐 총 4회 열린다. 매회 성악가를 초청해 오페라에 대해 대화하고 노래를 듣는다. 첫 회 ‘영화 속에서 만나는 클래식’에선 동명이인의 바리톤 양준모와 피아니스트 방은현이 출연해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에 나오는 말러의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시네마 천국’ 삽입곡 등을 들려준다.다음달 7~10일엔 정동극장 예술단의 첫 정기 공연 ‘시나위, 몽(夢)’을 올린다. 기존 전통 상설공연에서 주로 활동하던 이들이 모인 정동극장 예술단의 첫 무대로 후회하지 않는 생을 살기 위한 산 자들의 굿판이 벌어진다. 고정된 선율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합주곡 시나위에 산 자들을 위로하는 몸짓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정동극장의 기획 공연들도 예술의전당과 같이 한 좌석씩 띄워 앉는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