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전환 논의에 대학가 촉각…대면수업 검토할까

상당수 대학 대면수업 재개 가능성 열어놔…"아직 시기상조"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강의를 시행하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온 대학들이 '생활방역 전환'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감염 방지를 위해 온라인 수업을 계속할지, 대면 수업을 재개할지가 대학가의 최대 관심사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는 22일 교무위원 회의를 열어 내달 4일 이후 대면 수업을 시작할지, 아니면 한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할지 결정한다.

대면수업 재개 여부 결정에는 이날 오후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생활방역 전환 방안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려대는 정부의 방역지침이 내달 4일 이전에 생활방역체제로 전환되면 출석 수업을 개시하고,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지속하면 한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고려대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섣불리 대면 수업을 했다가 코로나19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상황이 진정되면 기말시험은 오프라인으로 봐도 되지 않겠느냐" 등으로 반응이 갈린다.

다른 대학도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 방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이미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대학이 일부 있으나 대면수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 놓은 대학도 적지 않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4년제 대학 193곳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지난 17일 기준으로 1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한 대학은 9곳(4.7%)에 불과했다.

67.2%는 잠정적으로 이달 20일부터 내달 27일 사이 대면수업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25.9%는 '코로나 안정 시까지' 비대면 수업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더라도 대학들이 이른 시일 내에 전면적 대면수업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실내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하게 접촉하거나 다수가 동시에 모이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교는 학생들이 오랜 시간 밀접한 상태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초·중·고교와 달리 대학은 지방 출신 학생들이 주거지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상황이 좋아진다고 해서 급격하게 대면으로 전환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전면적 대면수업 재개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탁 순천향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학교에 가게 되면 수업 외에도 같이 밥을 먹는 등 접촉이 생긴다"며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피해가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사회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총선 전후로 많은 사회적 접촉이 있었는데 1∼2주, 길게는 한 달 후에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오프라인 강의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면수업을 하더라도 실습, 소규모 토론 등 일부 과목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대규모 강의까지 모두 오프라인으로 한다면 감염자 수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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