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원격근무 시대 대비"…알서포트, 코로나 위기서 빛났다

국내 대표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주 52시간·고령화 트렌드 감지
솔루션 개발에 선제적 투자

온라인 개학·원격근무 확산에
리모트미팅 사용량 34배 증가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가 자사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원격근무·화상회의 솔루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근무 확대와 초유의 온라인 개학 때문이다.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은 ‘줌’ ‘팀스’ 등 글로벌 서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사용량이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 34배 늘어났다. 원격근무가 일상화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관련 기술에 투자해온 것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먼저 성과2001년 창업한 알서포트가 원격근무 솔루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약 10년 전이다. 정보기술(IT) 발달과 모바일 기기 확대로 사무실 중심인 업무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원격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 것으로 본 것이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는 2009년 원격제어 솔루션 ‘리모트뷰’ 기능 개선에 나섰다. 리모트뷰는 사무실에 있는 PC를 원격 근무자에게 보여주고,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리모트뷰는 일본 시장에서 먼저 통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 상황에서도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격근무 솔루션을 찾는 기업이 많아졌다. 일본 정부도 고령화에 따라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장려했다. 현재 알서포트의 일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알서포트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국내에서도 원격근무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도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원격근무 시장 확대를 예상한 이유 중 하나다. 알서포트는 기업 간 거래(B2B) 화상회의 솔루션인 리모트미팅을 2017년 선보였다. 원격제어와 화상회의 모두 동영상을 압축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관건이었다. 알서포트는 원격제어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화상회의 솔루션의 빠른 개발과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했다.하지만 국내에서 리모트미팅의 초기 영업은 쉽지 않았다. 직접 만나 회의하는 문화에 익숙한 기업들은 화상회의 솔루션 도입을 망설였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코로나19 확산이다. 서 대표는 “계기가 없어 미루고 있던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상회의 솔루션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서포트는 1월 말부터 리모트미팅과 리모트뷰를 신청 기업과 단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3900여 개 기업과 단체가 솔루션 사용을 신청했다. 지난 9일 온라인 개학 이후 500곳 이상의 초·중·고교도 리모트미팅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끝난 뒤가 관건알서포트가 최근 돋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이 격해지고 있어서다. ‘팀스’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시스코시스템스,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화상회의 솔루션의 기능을 강화하고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라인웍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의 공세도 만만찮다.

최근 사용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대부분 무료 이용자라는 점도 변수다. 사용량이 증가해도 매출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서포트는 늘어난 사용량을 처리하기 위해 서버 비용 등으로 1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서포트는 국내 이용자에 특화한 기능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모트미팅은 회의록 작성, 녹화영상 확인 등 외국 솔루션에는 없지만 국내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기업문화에 맞는 기능을 계속 추가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중국 시장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