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설투자, 코로나로 '7% 급감' 전망…해외수주도 21%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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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정책연구원 분석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국내외에서 건설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최악의 경우 부실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공공투자는 늘지만, 민간투자는 감소폭 커질 듯
대기업은 해외발 리스크, 중소기업은 유동성 리스크 '우려'
2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건설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으면, 올해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3.0% 줄어들어 당초 예상치(-0.18%) 보다 감소폭이 늘어난다는 전망이다.특히 경기침체 최소화를 위해 공공 건설투자는 증가하는 반면, 민간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공투자에 대한 전망은 3.9%에서 6.0%으로 증가폭이 늘어나 수정됐다. 그러나 민간은 -4.2%에서 -7.0%로 낙폭이 더 커졌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도 종식되지 않을 경우 건설투자 감소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해외건설에서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중동, 아시아 지역 등에서 해외건설 수주 지연이나 취소가 발생할 우려가 큰 상태다. 여기에 주력시장인 중동의 경우 유가 급락으로 인해 발주상황이 더욱 부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수주 예상치 또한 28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21.4% 하향 조정했다.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사업에서 위험요인으로 공기지연에 따른 원가 상승과 건설기업의 재무리스크가 증가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국내외 건설현장 모두 공기지연 및 공사원가 상승으로 인한 건설사와 발주자와의 치열한 분쟁이 있을 것이다"라며 "대기업은 해외발 리스크, 중소기업은 유동성 리스크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 건설 현장에서 국내 기술·관리인력을 배치하거나 교체가 어렵고, 외국인 근로자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중국산 철근 등 자재의 조달 지연과 마스크, 소독제 등 방역물품의 부족으로 인해 공사수행 곤란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단기자금 부족 현상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높은 이자율과 낮은 대출한도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출수요가 급격히 몰려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박 연구위원은 건설업 한계기업의 동향을 시나리오별로 정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에 종료되는 걸 '최선'으로 두고 3분기를 '보통', 4분기까지 지속되는 걸 '나쁨'으로 봤다. 이에 따르면 2018년 10.4%, 2019년 10.9%였던 한계기업은 '최선'의 상태에서는 11.5%에 그친다. 그렇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12.4%, 나쁨의 경우에는 13.9%까지는 늘어난다는 추정이다.
보고서는 건설현장에 긴급 지원대책을 비롯해 정상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한 공기연장과 계약조정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고 공공공사 기성금 조기 집행, 근로시간 단축 한시적 완화, 한시적 수의계약 확대 등의 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중장기적인 대책도 내놨다. 전염병, 기후변화, 재해·재난 등에 대한 건설현장 위기대응 체계를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재난대응시설 긴급조달 시스템으로는 이동식 모듈러를 활용한 음압병실, 생활치료센터 등 재난안전시설을 확충하는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FIDIC)의 국제표준계약조건을 개정하는 건의도 필요하다고 봤다. FIDIC(Red Book, 1999) 제19조는 코로나19 등 전염병을 불가항력의 구체적 예시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를 전염병 확산으로 공사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WHO Pandemic 선언 시)를 불가항력 예시로 규정하자는 얘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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