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기를 이길 힘은 혁신뿐"…AI·로봇·반도체 '초격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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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꺼낸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경영 환경을 혁신을 통한 기술 격차로 극복하자는 게 메시지 골자였다. 지난달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며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고 당부했다.○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차근차근 애프터 코로나(AC)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전략은 과거의 위기 때와 다르지 않다. 당장 힘들더라도 혁신을 멈추지 말고 기존의 틀을 깨는데 힘쓰자는 게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공통된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고 이 조직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진행하는 게 이 조직을 만든 목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5개국에 7개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우수 인재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 코넬테크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SR)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수립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니엘 리 교수는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로봇도 삼성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로봇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봇 케어(Care)와 에어(Air), 리테일(Retail)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삼성봇 케어의 임무는 건강과 생활관리다.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등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관리하는 사람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면 가족이나 주치의 등에게 연락한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하는 ‘삼성봇 에어’, 고객과 음성 표정 등으로 소통하면서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도와주는 ‘삼성봇 리테일’ 등도 주목할 만하다.올해 CES에선 집안 곳곳을 청소해 주는 ‘삼성봇 클린’, 주방장을 도와 조리를 보조해 주는 ‘삼성봇 셰프’ 등이 추가됐다. 공 모양의 지능형 로봇 ‘볼리(Ballie)’ 역시 삼성전자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이다. 볼리의 역할은 다양하다.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건강 관리도 돕는다.
○반도체는 메모리 이외의 영역 확장
삼성전자의 대표 상품인 반도체 부문에서도 다양한 혁신이 시도되고 있다. 2018년 10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선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었다.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 기기에 탑재되는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수명 등에서 한층 높은 품질 수준이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의 각 응용처에 맞춰 엑시노스 오토 제품군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V시리즈’,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A시리즈’,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T시리즈’ 등으로 세분화했다. ‘아이소셀 오토’는 픽셀 간 간섭현상을 최소화해 작은 픽셀로 고품질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아이소셀 기술을 기반으로 도로와 주변 환경의 시인성을 향상시켜준다. 엑시노트 오토 제품군은 이미 양산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가을 ‘엑시노스 오토 8890’을 탑재한 아우디 A4가 유럽에서 출시됐다.
반도체 영토 확장의 또 다른 축은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강세 분야인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노리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꺼낸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경영 환경을 혁신을 통한 기술 격차로 극복하자는 게 메시지 골자였다. 지난달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며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고 당부했다.○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차근차근 애프터 코로나(AC)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전략은 과거의 위기 때와 다르지 않다. 당장 힘들더라도 혁신을 멈추지 말고 기존의 틀을 깨는데 힘쓰자는 게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공통된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고 이 조직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진행하는 게 이 조직을 만든 목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5개국에 7개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우수 인재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 코넬테크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SR)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수립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니엘 리 교수는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로봇도 삼성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로봇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봇 케어(Care)와 에어(Air), 리테일(Retail)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삼성봇 케어의 임무는 건강과 생활관리다.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등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관리하는 사람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면 가족이나 주치의 등에게 연락한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하는 ‘삼성봇 에어’, 고객과 음성 표정 등으로 소통하면서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도와주는 ‘삼성봇 리테일’ 등도 주목할 만하다.올해 CES에선 집안 곳곳을 청소해 주는 ‘삼성봇 클린’, 주방장을 도와 조리를 보조해 주는 ‘삼성봇 셰프’ 등이 추가됐다. 공 모양의 지능형 로봇 ‘볼리(Ballie)’ 역시 삼성전자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이다. 볼리의 역할은 다양하다.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건강 관리도 돕는다.
○반도체는 메모리 이외의 영역 확장
삼성전자의 대표 상품인 반도체 부문에서도 다양한 혁신이 시도되고 있다. 2018년 10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선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었다.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 기기에 탑재되는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수명 등에서 한층 높은 품질 수준이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의 각 응용처에 맞춰 엑시노스 오토 제품군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V시리즈’,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A시리즈’,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T시리즈’ 등으로 세분화했다. ‘아이소셀 오토’는 픽셀 간 간섭현상을 최소화해 작은 픽셀로 고품질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아이소셀 기술을 기반으로 도로와 주변 환경의 시인성을 향상시켜준다. 엑시노트 오토 제품군은 이미 양산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가을 ‘엑시노스 오토 8890’을 탑재한 아우디 A4가 유럽에서 출시됐다.
반도체 영토 확장의 또 다른 축은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강세 분야인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노리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