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벽화에도 나오는 '활쏘기'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보유자·보유단체는 인정 안 하기로
고구려 무덤 수렵도에도 나오는 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전 세계가 즐기는 활동이지만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을 오늘날까지 유지한 민족 문화 자산인 '활쏘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무용총, 약수리 무덤 등 고구려 고분 벽화는 물론 중국 문헌인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도 등장하는 활쏘기는 무형 자산 외에도 활, 화살, 활터 등 유형 자산이 풍부하게 남았다.

아울러 활과 화살을 만드는 방법이 전승됐고, 우리나라 무예 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관련 연구 자료도 풍부한 편이다.
1928년 전국체육대회 정식 종목이 된 활쏘기는 뽕나무·뿔·소 힘줄·민어 부레풀을 이용해 만든 탄력성 강한 활과 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긴 화살을 이용해서 한다.

전국 활터에는 활을 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인 '궁도구계훈'(弓道九戒訓)과 기술 규범인 '집궁제원칙'(執弓諸原則), 활을 다루고 쏘는 방법과 태도 등이 전한다.

궁도구계훈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인애로써 덕을 베풀며, 성실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등 아홉 가지 가르침으로 구성된다. 문화재청은 이처럼 활쏘기가 세대 간 전승을 통해 단절 없이 이어졌고, 전국 활터를 중심으로 유·무형 문화가 퍼졌다는 점에서 무형문화재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 명칭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문헌에서 확인된 순수한 우리말인 '활쏘기'로 했다.

다만 활쏘기는 누구나 즐기는 신체 활동이자 문화라는 점을 고려해 아리랑,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