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떠나는 비둘기파 "발권력 적절히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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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통하는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20일 퇴임식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발권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동철 위원은 이날 퇴임사에서 "발권력은 절대 남용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하지 않으면 적잖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으로 향하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가 불식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한은이 이에 대응해 발권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문턱에 서 있다"는 경고를 끊임없이 해왔던 그는 한은이 정책목표인 물가안정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보다 더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또 "한은이 반세기 동안 쌓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명성이 이제는 극복해야 할 유산(Legacy)이 되지 않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물가안정을 정책목표 가운데 후순위로 뒀다고 보고 한은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조 위원은 이어 "중앙은행의 권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로 다져진 지적 리더십과 이에 기반한 정책수행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석 위원도 이날 퇴임식에서 "코로나19 사태 직후 생산, 성장률, 고용, 물가 등 많은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변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인 수단 외에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 및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과 저물가 등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현실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물론 자산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는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한 환경에 맞는 중앙은행 역할이 필요하다"며 "한은이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내왔다. 이달 임기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두 위원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날 나란히 퇴임하는 이일형 위원은 "특별한 퇴임소감은 없다"며 별도의 퇴임사를 내놓지 않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조동철 위원은 이날 퇴임사에서 "발권력은 절대 남용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하지 않으면 적잖은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으로 향하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가 불식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한은이 이에 대응해 발권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문턱에 서 있다"는 경고를 끊임없이 해왔던 그는 한은이 정책목표인 물가안정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보다 더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또 "한은이 반세기 동안 쌓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명성이 이제는 극복해야 할 유산(Legacy)이 되지 않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물가안정을 정책목표 가운데 후순위로 뒀다고 보고 한은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조 위원은 이어 "중앙은행의 권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로 다져진 지적 리더십과 이에 기반한 정책수행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석 위원도 이날 퇴임식에서 "코로나19 사태 직후 생산, 성장률, 고용, 물가 등 많은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변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 해오던 전통적인 수단 외에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 및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과 저물가 등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현실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물론 자산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는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한 환경에 맞는 중앙은행 역할이 필요하다"며 "한은이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내왔다. 이달 임기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두 위원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날 나란히 퇴임하는 이일형 위원은 "특별한 퇴임소감은 없다"며 별도의 퇴임사를 내놓지 않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