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비대위 전환' 난항…김종인 再등판에 찬반 엇갈려

비공개 최고위·의총서 격론
< 악수하는 주호영-전희경 의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오른쪽)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희경·정진석 의원(가운데)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내 대다수 의원은 기존 지도부를 해체하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울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의총 직후 “(비대위 구성 문제에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나와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이른 시일 내 21대 총선 당선자들의 의견도 들어본 뒤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통합당 최고위는 이달 중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데 합의했다.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여부는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최고위에선 비대위원장으로 김 전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번 총선에서 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은 당초 “7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했지만, 이날 최고위에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뒤이어 열린 의총에선 참석 의원 상당수가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데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의원은 의총 도중 나와 “조속히 21대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어 당 진로를 논의해야지, 오늘 (비대위 출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외부인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오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선동 의원도 “우리 당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이 시키는 대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 통합당 당직자는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들려는 의원들이 ‘김종인 카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총에서는 비대위 활동 기간과 권한을 놓고도 “한두 달만 ‘관리형 비대위’로 하자” “올해 말까지 전권을 일임하자”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통합당은 21대 국회 구성 협상을 주도할 원내 지도부를 다음달 초 선출하기로 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복당 의사를 밝힌 권성동 의원과 김태흠 의원, 주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