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코로나19 제2 정점 안된다"…봉쇄조치 완화에 신중론

한달째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내각 일부선 '정점 지나면 완화해야'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봉쇄조치 완화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봉쇄조치 완화에 들어간 유럽 일부 국가와 달리 영국은 섣부른 조치 완화나 해제가 제2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봉쇄조치 완화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을 재차 나타냈다.

대변인은 "가장 큰 우려는 제2의 정점(second peak)이 오는 것"이라며 "이 경우 우리 보건과 경제에 가장 큰 손상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너무 빨리 (조치 완화 쪽으로) 움직이면 바이러스는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퍼질 것이다"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회복에 전념하고 있으며, 서면으로 관련 업데이트를 받고 있지만 업무를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존슨 총리가 지난 17일 현재 머물고 있는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수석 보좌관, 리 케인 총리실 공보책임자 등과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존슨 총리는 섣부른 봉쇄조치 완화가 코로나19 제2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에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바이러스를 더 오래 억제해 감염률이 현저히 낮아진 다음에야 봉쇄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리시 수낙 재무장관,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지난주 회의에서 코로나19 정점을 지나고 감염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봉쇄조치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0일부터 모든 카페와 펍, 식당의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슈퍼마켓 및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아울러 필수적인 경우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 것을 국민에 당부했다.

존슨 총리는 이같은 봉쇄조치를 3주간 적용한 뒤 연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의 코로나19 확진 및 회복으로 인해 총리 업무 대행을 맡고 있는 라브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봉쇄조치를 5월 7일까지 3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